비정상 스왑시장 치유책은 'RP활성화'

더벨 황은재 기자 2008.11.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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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 시장, IRS 시장 발전의 선결조건"

이 기사는 11월13일(14: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단기금융시장을 포함한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시장이 바로 서야한다는 지적이다.



IRS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RP 거래의 활성화인데, 우리나라는 RP 시장 자체가 없기 때문에 IRS금리와 국채금리간의 역전은 일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국채금리가 IRS 금리보다 낮은 게 정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002년 이후 IRS금리와 국채금리가 역전됐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되고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장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화되기에는 회복능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RP 시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 스왑시장 "균형회복 능력 상실".."금융시장 인프라가 문제"

10월 말 이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으로 급락하자 IRS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국채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며 IRS 금리와 국채금리간의 역전폭이 확대됐다.

지난 12일, 3년만기 이자율스왑(IRS) 금리와 국채 금리간의 차이는 -0.75%포인트로 2007년11월 채권시장 패닉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전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IRS금리와 국채금리간의 역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2002년 이후 3년 이하 구간에서 역전이 시작된 이후 2004년에는 10년 만기 등 장기물까지 역전 구간이 확대됐다.

금융회사들의 자산부채관리(ALM)를 위한 이자율스왑금리 수취 포지션 증가, 구조화채권 발행에 따른 위험 회피 거래,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정해근 대우증권 상무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금융시장의 인프라 미비 때문"를 꼽았다.

그는 국제금융센터(KCIF)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장단기 채권시장의 미숙, CD를 근간으로 하는 단기금융시장의 문제점, 장기선물시장의 유동성부족으로 인한 거래중단, 국채 RP 시장의 부재, 채권 대차시장의 문제점, 통화스왑(CRS) 시장의 왜곡 심화가 IRS 시장의 불균형을 만들었다"며 "스왑스프레드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회복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단언했다.

◇ 국채 RP 시장 부재..IRS 불균형 지속 요인



금융시장 인프라 미비가 우리나라의 스왑스프레드 역전을 지속시키고 있는 요인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국채 RP 시장의 부재'를 핵심 이유로 꼽았다.

정 상무는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인 국채 RP 시장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 IRS 시장에 가장 큰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IRS 포지션은 즉각적인 해당 만기의 국채 RP 거래를 통해 헤지되고 관리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

그러나 우리나라는 RP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IRS 거래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고 시장 스스로 수급 불균형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상무는 우선 금융기관의 자금 관리와 운용 관행부터 바로 잡아 단기금융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만기 하루짜리 콜자금을 중심을 단기자금시장이 형성되면서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기일물 자금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고, IRS 거래의 기본이 되는 CD금리가 제대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정상무는 다만 "단기금융시장의 발전은 RP 시장의 발전과도 맞물려 있어 채권시장, RP시장 및 단기자금시장의 동시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내부 자금관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된 이후 거래가 끊긴 10년만기 국채선물의 거래 방식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P 시장이 미비하기 때문에 현물 결제를 현금결제 방식으로 바꾸고 선물사 위주의 시장 조성 임무를 대형증권사나 은행 등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채 RP 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선물 및 스왑 등의 거래는 만기가 유사한 지표물 국채의 거래와 직결되므로 우선 지표물 국채들을 위주로한 RP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은이나 다른 공적 기관에서 RP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상무는 "IRS 시장 발전의 기반은 국채 시장의 활발한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RP 시장이 고도로 발달돼야 하는 선결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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