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위기는 끝났을까?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1.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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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9>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미국발 위기는 끝났을까?


그럼...이제 모든 위기는 끝난 것인가?

1944년 브레튼 우즈조약 이후 달러화의 기축 통화체제는 수없이 많은 도전을 받아왔다. 그 때마다 달러화의 종말이 마치 지구 종말론처럼 자주 등장을 했지만 천재적인 유대인들은 세계 권력의 막강한 도전을 모두 무력화시켜왔다.

이미 지난주에 있었던 5개 나라와의 달러화 스왑 조치로 인해 달러화는 전 세계 GDP 기준 74%를 장악했다.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FRB와의 직접 스왑을 통해서 이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멕시코와 브라질, 싱가포르 등의 주요 거점들은 이제 부도리스크가 실질적으로 제로수준까지 하락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신용 등급 상 자격이 없는(?) 나라들에게도 달러화를 열어준 것이며 이는 분명 미국이 뭔가 ?기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지금까지 덮어두었던 비밀스러운 차기의 치명적인 위험들도 성급하게 치료를 서두르고 있다.

바로 모기지 관련 위험 말이다. 이런 조치들은 FRB와의 달러 직접스왑이 있었던 날부터 갑자기 진행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미국 정부가 주택차압을 억제하기 위해서 최대 6000억달러 규모의 주택 담보대출을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지난 30일에 있었다.


FDIC와 재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방안은 위기에 처한 300만 가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게 될 상당히 큰 뉴스이다.

지금까지 이상하게도 겉돌기만 했었던 금융위기의 실질적 치료가 시작된 것이다.



모기지 문제는 미국 금융위기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은 이 부분에 대한 치료를 꺼려왔다.

미국의 주택법상 모기지에 대한 연체는 큰 죄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월급에 대한 차압도 붙일 수 없다.

평균적인 LTV가 77% 정도라지만 보험을 들면 거의 대부분을 현금 없이도 살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에서 깡통주택 등장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내려가게 되면 소위 깡통주택(Underwater)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는데, 깡통주택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돈이 시중가격보다 더 많아지는 것이며 주택 보유자들은 집값이 하락하면 그 집을 건질 생각을 하지 않고 포기해버리면서 차압 물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그 차압 물량은 다시 주택 가격을 낮추게 되어 부의 효과의 핵심인 주택경기를 바닥모를 나락으로 끌고 내려갔었다.

지난 3분기에만 차압 물량이 70만가구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금까지 방치해두면서 갖은 악재를 양산해내었던 주택시장에 대해 미국은 돌연 자세를 바꾸어 황급히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구제책은 단지 양털 깎기를 위한 유동성의 무차별 공급이었다면 지난주에 발표한 모기지 구제책은 실질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구제책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욕 타임즈에서도 미 재무부와 FDIC의 “주택압류 방지 프로그램”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그들에 보도에 의하면 모기지 대출자의 월 상환액을 5년 이상 줄여주는 금융사에 대해서 정부가 해당 대출의 절반을 보증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에서 보도한 내용은 딱 필자가 수개월 전에 주장하던 “금융위기를 위한 핵심적인 치료 비법”이었다.

모기지 대출자에게는 5년이라는 상환액을 줄임으로서 주택이 깡통이 되는 것을 막아 자발적으로 주택을 포기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실질적인 대책이며 은행들에게도 대출금의 절반을 보증해주면 주택이라는 실물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결국 채권의 회수를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양할 수 없는 조건이 된다.



이에 JP모건은 즉각적으로 성명을 내고 정부의 대책에 “콜”을 불렀다.

그들은 향후 90일간 총 700만 달러의 모기지를 보유한 40만 명의 대출자에 대해 이자율과 원금 하향 조정 등 모기지 조건의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검토 중에는 차압은 잠정적으로 중단된다.

위의 획기적인 비책을 위해서 미국이 과연 얼마의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책정해 두었을까?



1조 달러? 아니면 전체 모기지 시장의 규모인 10조 달러 모두?

겨우...500억달러이다.

이 정도면 승수효과를 발휘해서 6000억달러어치의 모기지 채권을 보증할 수 있고 주택시장의 깡통화를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



허탈하지만 500억달러가 맞다. 그 정도의 작은 돈이면 미국의 위기의 근간이었던 모기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들은 500억달러를 쓰지 않고 지금까지 6조달러를 쏟아 부었던 것이다.

웃기지 않는가?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의 금융가들이 왜 지금까지 이 생각을 못했을까?

유대인들이 돌 머리들일까? 그래서 지금까지 그 간단한 방법조차 생각을 못한 것일까? 아니면 양털 깎기를 위해 고의적으로 모른 척 했을까?



한국의 풋내기 전략가 샤프슈터도 수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을 왜 이들은 빙빙 돌다가 이제야 하게 되었을까?

dk무튼 지금 미국은 위기를 하루 속히 해결할 생각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주 이전까지는 없었던 일들이었다.

강만수 장관도 지난주까지 우리의 달러화 직접스왑에 대해 포기했었고 모기지에 대한 직접지원 이야기도 지난주 까지는 없었던 일들이었다.



궁금해진다. 미국의 주도하에 실질적인 위기가 끝난다면 중국과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 등 최근 달러화 패권에 도전하려는 새로운 강호들이 그들의 생각을 순순히 접어줄까?

아니면 미국은 달러를 사수하기 위해 이들에게 정밀하게 작동할 새로운 신무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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