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변동폭 566.5P… 증시 '악몽의 10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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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종가기준 하락폭 사상최대, 사이드카만 양시장 합쳐 22번

가슴을 쓰라내린 공포의 10월이었다. 10월 코스피는 숨가쁘게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월간 장중 변동폭이 566.5포인트에 달했다. 지난 2일 장중 1458.68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27일 장중 최저이자 연저점인 892.16까지 내려앉았다. 장중 고점과 저점 사이 하락률은 38.8%. 월간 단위로도 사상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가, 장중기준 사상최대 월교차=종가기준으로도 하락폭은 사상최대다. 9월말 1448.06이던 코스피는 31일 1113.06으로 마감했다. 종가기준 월간 하락률(23.1%)은 외환위기가 엄습한 1997년 10월(27.3%)에 이어 역대 2위다. 800대로까지 추락한 코스피를 1100으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한미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다.



'사이드카'는 전 국민이 '모르면 간첩'일 정도의 일반명사로 각인됐다. 하도 많이 걸려 10월 베스트 셀러 자동차는 사이드카란 우스개소리도 나왔다. 사이드카는 현선물 시장간 가격괴리를 막기위해 코스피200지수선물이 5%이상 변동할때 발동되는 프로그램 매매호가 정지제도다.

◇사이드칸 양시장 합쳐 22번 = 10월 들어 발동된 사이드카는 코스피에서 12번, 코스닥시장에서 10번이었다. 올들어 발동된 사이드카가 코스피 16번, 코스닥 14번임을 감안하면 무지막지한 사이렌이 울려댄 셈이다.



지수선물 시장의 폭등으로 발동된 사이드카는 이달 들어 6번, 폭락으로 발동된 경우는 6번. 급등과 급락이 같은 수준으로 나타난 점은 그만큼 증시의 변동성이 강렬했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5%이상 변동일수만 8번=5% 이상 급등락을 보인 경우도 8번이나 됐다. 그중 급ㅇ락은 5번이다. 지난 24일에는 10.57% 폭락하면서 10% 이상 주저앉았다. 그러나 30일에는 통화스왑이 호재를 몰고오면서 11.95% 폭등하는 등 변화무쌍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5% 이상 급등락은 아니지만 29일에는 C&그룹의 워크아웃설과 제2의 환란에 대한 공포로 8% 가까이 오르던 코스피가 8% 가까운 폭락을 보이면서 장중 158p의 사상 최대 일별 변동을 나타내기도 했다.


증시를 잠시 중단하고 쉬는 서킷브레이커스도 코스닥시장에서 2번(23일ㆍ24일), 코스피200 지수선물시장에서 1번(29일) 등 3번이나 발동됐다.

10월 증시의 변화무쌍함을 주요 날짜별로 정리해본다.



◇8일 (-5.86%)

하락원인은 미국 다우지수의 1만선 붕괴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요동쳤다.

인플레 우려 개선과 현 통화정책 제고를 언급한 버냉키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 1만선, S&P 500 1000선이 무너지면서 미국증시의 심리적 지지선이 깨졌다. 아시아증시는 국가별로 5~9%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본 닛케이지수도 1만선이 무너졌고, 코스피는 130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은 S&P가 은행권 자금 조달난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하루만에 66.9원이 폭등했다.

◇14일(+6.14%)

유럽 각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수천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도 9개 주요 은행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이에 화답해 6% 넘게 급등했고, 외국인이 10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16일(-9.43%)

6% 넘는 급등이 단 2거래일만에 9%를 웃도는 폭락세로 변했다.

경기후퇴 우려가 뇌관으로 작용했다. 신용위기 극복을 위한 미국과 유럽간 달러 무제한 공급 등 사상 초유의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리보금리 등 시장 위험지표의 고공비행, 신용경색 장기화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가속화 우려로 증시는 다시 패닉으로 빠져들었다.



CD금리도 6%대를 돌파했고, 원/달러 환율도 전날에 비해 133원 폭등하면서 증시도 혼란에 빠져들었다. 금융위기에 가려 그동안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던 경기후퇴 우려라는 악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시장은 망연자실했다.

◇22일(-5.14%)

유럽은행 위기설과 환율 급등이 코스피의 급락을 가져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럽계 은행 도산 우려 경고와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증시 폭락에 코스피도 동참했다.

정부의 금융시장과 부동산 안정대책도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공포를 자극하면서 투자심리 불안이 극에 달했다.

◇23일(-7.48%)



파키스탄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이머징마켓의 연쇄 부도 확산이 국내증시에도 두려움으로 작용했다.

한국물 5년 CDS프리미엄이 장중 500bp를 돌파하면서 태국(328bp)과 말레이시아(330bp)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도 '국가부도'에 내몰릴 수 있다는 공포심이 자극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년내 최고치인 1408.8원까지 올랐다.

◇24일(-10.57%)



전날에 이어 제 2의 외환위기 공포가 확산되면서 10%가 넘게 폭락했다. 일간 하락률로는 역대 3위였다. 한국의 IMF 구제금융 재신청 루머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급격한 영업이익 감소 발표 등이 '과도한 공포'로 다가오면서 코스피의 폭락을 촉발했다.

◇28일(+5.56%)

전날 한국은행이 0.75%p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호재와 각종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모처럼 증시는 활기가 돌았다.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속도가 가팔랐다.



◇29일(장중 158p 등락)

미국 다우지수의 12% 급등 호재와 아시아증시의 순항으로 장초반 8% 이상 오름세를 타던 코스피는 C&그룹 워크아웃설과 재차 부각된 '제 2의 IMF행'에 대한 공포감으로 오후들어 8%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장중 변동폭이 158p에 이르렀다. 변동률은 15%가 넘었다. 극단적인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여준 하루였다.



◇30일(+11.94%)

화끈하게 올랐다. 사상 최고 상승폭과 상승률을 기록했다. 폭등의 원인은 통화스왑 체결.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폭등장세를 나타냈다.

통화스왑 체결과 함께 10월 경상수지가 10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내 외화 유동성 불안감이 해소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77원 폭락하며 1250.0원으로 마쳤다. 코스피시장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매수세가 몰려 12% 가까운 화끈한 오름세를 보였다.
월간변동폭 566.5P… 증시 '악몽의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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