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일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면서 도시바는 낸드시장 내 입지 약화를 우려해 왔다"며 "도시바가 샌디스크 설비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은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양사간 합의내용은 도시바가 합작법인으로부터 30%의 설비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70% 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도시바는 앞으로 낸드 생산량 65%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공동투자는 양사의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주고 영업손실에 대한 공동 보전을 통해 불황을 쉽게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번 설비 인수로 불황기에 독자적인 설비투자에 나서야 할 도시바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도시바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10억달러 수준의 현금유입 효과를 갖게 된 샌디스크가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만큼 삼성전자는 단기간 내 샌디스크를 인수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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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이러한 시장 정황을 고려했을 때 무모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발표됐던 샌디스크 인수 결정은 산업재편을 염두에 둔 삼성전자의 장기 포석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