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샌디스크 설비 인수, 삼성電 '호재'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10.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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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투자證, 공조 약화로 도시바 경쟁력에 부정적..삼성電 의도 가능성

도시바의 샌디스크 설비 인수로 양사간 공조가 약화돼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에 장기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일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면서 도시바는 낸드시장 내 입지 약화를 우려해 왔다"며 "도시바가 샌디스크 설비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은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의 MOU를 통해 합작법인이 보유한 생산설비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합작법인에 대해 51.1%, 49.9%씩 출자하고 합작법인이 보유한 설비에서 생산되는 낸드제품을 50%씩 구매해 왔다.

양사간 합의내용은 도시바가 합작법인으로부터 30%의 설비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70% 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도시바는 앞으로 낸드 생산량 65%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박 연구위원은 "도시바의 독자적인 설비투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도시바와 샌디스크 간의 공조도 약화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도시바의 경쟁력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투자는 양사의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주고 영업손실에 대한 공동 보전을 통해 불황을 쉽게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번 설비 인수로 불황기에 독자적인 설비투자에 나서야 할 도시바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도시바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10억달러 수준의 현금유입 효과를 갖게 된 샌디스크가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만큼 삼성전자는 단기간 내 샌디스크를 인수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이러한 시장 정황을 고려했을 때 무모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발표됐던 샌디스크 인수 결정은 산업재편을 염두에 둔 삼성전자의 장기 포석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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