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추가 부양책 기대, 다우 9200회복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21 05:53
글자크기

신용경색 완화도 안도감, 블루칩 일제 강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뉴욕 증시 주요지수를 일제히 부상시켰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현상이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413.21포인트(4.67%) 상승한 9265.43을 기록,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9000선을 회복한 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4.85포인트(4.77%) 오른 985.40, 나스닥 역시 58.74포인트(3.43%) 상승한 1770.03으로 장을 마쳤다.



[뉴욕마감]추가 부양책 기대, 다우 9200회복


개장전 발표된 9월 경기선행지수가 당초 0.1%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초반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이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주도 2차 부양책 움직임에 냉담하던 백악관이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부양책 가능성에 무게가 더욱 실렸다.



런던은행간 대출금리(리보)가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눈에띄게 완화되고 있다는 관측은 '저가매수'심리를 확산시키며 장 후반으로 갈수록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영국은행연합회(BBA)는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가 4.06%로 기존 4.42%에서 0.36%p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하락폭은 1월23일 이후 최대치로 잇따른 금융대책으로 '달러 기근'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마감 30분을 앞두고 다우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추가상승하며 장중 최고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밀러 타박의 채권시장 전략가 토니 크레센지는 "신용시장의 주요 지표들이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감하며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여전히 신용시장 여건이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늘의 시장 상황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블루칩 일제 강세, 합병·실적 재료, 긍정적

다우지수 구성 30종목이 모두 상승 마감했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3.3%이상 급반등하며 배럴당 74달러를 회복함에 따라 엑슨모빌이 10.2%, 셰브론이 11.6% 급상승,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엑슨모빌은 펜하이머가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효과도 가세했다.



합병 관련 소식들도 이어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는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을 대통령 선거 이전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보도 등이 이어지면서 1.6% 반등했다.

세계 최대 전력 생산회사 엑셀론은 NRG에너지를 62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NRG 주가는 29.2% 폭등했고, 엑셀론은 0.2%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의 합병제의를 거절했던 메모리칩 메이커 샌 디스크는 설비 30%를 도시바에 매각한다는 보도로 7% 급락했다.

S&P500 10개 업종지수 역시 모두 상승한 가운데 에너지 유틸리티 통신주가 가장 상승폭이 컸다.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미 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가 3분기 순익이 81500만달러, 주당 70센트를 기록, 전년대비 24% 감소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4.24% 상승했다. 아멕스 주가는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7% 가까이 추가상승하고 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74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주당 59센트는 크게 웃도는 것이다.



스웨덴의 통신회사 에릭슨 역시 이날 기대이상의 실적과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뉴욕 상장 주식이 15.7% 급등했다.

◇ 유가 이틀째 반등..OPEC 감산 확대전망, 달러는 4일째 강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유가는 이틀째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40달러(3.3%) 오른 74.25달러로 마감했다.

차킵 켈릴 OPEC의장은 지난주말 "OPEC는 24일 열리는 긴급회의에서 생산량을 상당부분 감축하기로 결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OPEC의 감산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50만-100만배럴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강세를 이끌었다.



2차 경기부양책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주요통화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8센트(0.65%)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322달러를 기록,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4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77%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37엔(0.365)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102.05엔에 거래됐다.
뉴욕 증시가 급등세로 마감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딩 수요도 달러강세를 뒷받침했다.



◇ 경기 부양책 급부상..증시 부양효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경기 부양책을 지지한다고 밝힌데 이어 백악관도 부양책 실시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 다나 페리노는 이날 미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정부는 부양책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open to the idea)"고 말했다.



민주당의 부양책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은 아니지만, 2차 부양책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상당한 입장변화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이날 "추가 경기부양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함으로써, 민주당이 추진중인 경기부양책에 힘을 실었다.

버냉키 의장은 20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내년 미국 경제가 약화될 것이라며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제안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적절하다'는 표현으로 동의를 표했다. 버냉키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제안한 경기부양책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시 행정부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민주당이 추진하는 새 고속도로 건설, 무직자 혜택 확대 등 3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는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지난주말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마련중인 경기부양 법안이 1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