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이번주 바닥 신호 보일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20 10:56
글자크기
- 이번주 실적 봇물…변동성 극에 달할 것
- 월가, 바닥 신호 기다린다
- "투자자들, 과감하게 주식 팔아치울 것"

↑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욕증권거래소(NYSE)


월요일(20일)은 공교롭게도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첫 거래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미 증시에선 이번주(20~24일)가 이번 약세장의 바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요기업들의 실적과 지표가 봇물처럼 쏟아지기 때문.



19일(현지시간) AP통신은 'Stocks look for bottom'(주식이 바닥을 찾고 있다)는 기사에서 "신용시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투자자들은 좀더 강력한 바닥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월가 "아직은 더 확인해야"= 지난 2주간 격하게 요동쳤던 미 증시에서 바닥을 가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은행간 대출 금리는 낮아졌고 일부 기업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이런 지표들은 '최악의 상황'에 놓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전례없던 금융위기이기에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바닥의 충격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지금 주식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싸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금융위기의 끝을 확인하길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최근 주가가 경기침체를 모두 반영한 것인지"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시장이 경제 뉴스와 기업 실적에 실망한다면 지수는 여기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번주, 바닥 가늠할까 = 약세장의 끝을 알린 지난 2002년 9월 9일,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2000년 1월 14일의 1만1722.98에서 37.8% 빠진 7286.27로 마감했다. 그 뒤 투자자들의 투매가 정점에 달했을 때 시장에선 반등의 기미가 나타났다.

다우지수는 월요일 8852.22로 시작된다. 이는 지난해 9월 고점인 1만4164.53에서 37.5% 하락한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시장 바닥을 나타내는 신호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을 때 곧 반등이 시작된다는 게 월가의 정설이다.

해리스사모은행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바닥이 형성됐을 때 가장 큰 신호는 투자자들이 나쁜 소식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라며 "이번주부터 투자자들은 과감하게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자료와 실적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 내가 찾는 것은 악재나 나쁜 실적과 투자자 사이의 단절"이라며 "이는 우리가 어디로 향할지 방향을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는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실적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주에는 다우지수 종목중에선 AT&T 캐터필라 3M 보잉 마이크로소프트(MS) 맥도날드 등이, 이밖에 아마존닷컴 UPS 알트리아그룹이 실적을 발표한다.

지표 발표로는 9월 기존주택매매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정돼 있으며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의회증원도 있을 예정이다.



야데니 대표는 "이 모든 것은 최근 우리가 확인한 '이례적인' 변동성을 더 확대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고통스러운 만큼 이것이 우리가 바닥을 만들고 있다는 실질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