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공포의 족쇄를 풀어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0.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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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공조·정부정책 심리적 안정감...은행주 수혜 주목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주간기준으로는 5주만에 상승반전하면서 연저점을 다시 무너뜨리지 않았다.

VIX(S&P500 변동성지수)와 VXN(나스닥 변동성지수)이 동시에 70%선 위로 올라서는 등 변동성 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지만 미달러와 CDS(크레디디폴트스왑), 그리고 달러리보는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서는 모습이었다.



하루짜리 달러리보금리는 1.66%까지 추락하며 94년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주일물과 2주일물 리보 또한 폭등이 시작됐던 지난달 16일 이전 레벨로 떨어졌다.
아직 1개월물 이상 리보금리가 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5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진정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주말 공포를 앞세워 1100대로 주저앉은 코스피지수의 추가하락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게다가 정부가 금융안정대책을 내놓았다. 비록 증시 최악의 상황에서 실물침체 우려를 단숨에 떨칠 정도로 획기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금융불안의 핵인 자금시장과 외환시장 불안이 진정된다면 증시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명시된 혜택은 미흡했지만 외환시장 안정과 은행에 대한 유동성 보강 정책은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증시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면서 "추가 대책이 발표될 경우 기발표된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진호 연구원은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진앙지인 글로벌 금융부문의 안정이 문제해결의 첫 단추일 수 밖에 없으며 불안한 현재의 국면에서의 탈출 여부를 판가름 할 바로미터는 은행주가 될 것"이라면서 "제반 악재가 수그러들면 가장 먼저 반응할 만큼 가격 매력을 보유한 은행주의 부진 탈출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책의 상당 부분이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다 건설부문의 조치가 누락되어 있어 주가의 추세를 돌려놓을 정도의 파급 효과는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끝도 없이 하락하던 주가에 제동을 걸고 하루에 100p도 넘게 출렁거리던 변동성을 축소시키는 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식시장에 지지선 구축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변동성 축소를 기다린 후 주가 반등시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에 실물경기, 부동산 문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의 해법이 없어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판단"이라면서도 "국내 위기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확인과 문제 해결의 첫단추를 끼웠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으며 시장의 투자심리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각종 대책은 연명을 통해서 근본적 해결책인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기보다는 투자심리의 냉각과 급격한 경기침체를 막으면서 대외 여건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차선의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가계부채부담 해소나 대외여건 호전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 정책개입이 명분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팀장은 코스피 1180선은 PBR(주가순자산배율) 1배 수준이고 1100선 이하로 내려가면 IMF 당시(0.8배) 이후 처음으로 1배 이하로 떨어지는데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급격하게 후퇴하거나 요구수익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질 경우 일시적으로 가능해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주가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가치판단에 근거한 투자지표를 무용지물로 만든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제2의 위기로 진입한다면 현재의 주가도 비싼 것이지만 글로벌 공조체제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조치가 무력화되지 않는다면 공포의 족쇄를 풀 시점이다.



지난주 지수 1200선이 붕괴되면서 기어코 1000선 붕괴도 봐야하지 않겠냐는 비관론이 극에 달한 상태지만 사상최고치(2085)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현재 시점에서 갖춰야할 전략은 과거지향적 체념보다는 미래지향적 긍정과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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