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돌아올까?" 바닥 더듬는 뉴욕증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0.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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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속 증시 저점 도달했다는 낙관론 대두

주식 시장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장중 7882(-8%)까지 떨어졌다 장 마감을 앞두고 8897(+2%)까지 수직상승했다. 결국 전날보다 128포인트(1.49%) 하락한 8451.19로 장을 마쳤지만 하루 등락폭이 1019포인트에 달할 정도였다.
"황소, 돌아올까?" 바닥 더듬는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반등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장중 저점에서 급반등했다는 점에서 바닥 신호라는 긍정적인 관측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극도로 위축된 투자자들이 곰이 물러가고 황소가 눈앞에 다가왔는지 아직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시점이다.

투자자들은 최근 급락장에 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다우지수는 9월 25일 이후에만 25%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항복'(capitulation) 상황에 다다랐다. 보통 월가에서는 '항복'이란 표현을 사람들이 모두 패닉에 빠져 투매하던 사람들이 다시 매수로 돌아서는 시점에서 사용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지난 몇 주 혹은 몇 달간 증시가 바닥에 거의 도달했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틀렸음이 판명났다. 하지만 증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드디어 증시에서 반등을 논하는 주장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공조를 통해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7·G20도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키로 했다. 미국 재무부는 직접 은행 지분 매입 등 다각도의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세계 정부들의 대책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안정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증시 안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CNN머니는 10일(현지시간) 증시가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바로 바닥 논쟁이 시작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 다음 지지선 7250선…단기금융시장이 먼저 안정돼야


아직까지는 증시 낙폭을 반영해 비관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베리 리솔츠 퓨전IQ 최고경영자(CEO)는 "증시가 8750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음 지지선은 2002년 약세장의 저점인 7250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 뷔토우 엔베스트넷 포트폴리오 컨설턴트는 "아직까지 시장상황을 항복으로 볼 수 없다. 시장은 아직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뷔토우는 S&P500지수가 8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증시는 주택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극도의 변동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그 셔먼 살리언트 파트너스 국장은 "신용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글로벌 증시가 회복됐다고 기대할 만한 이유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단기자금시장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고 있다. 단기 자금시장의 기초 금리로 널리 사용되는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는 전날보다 7bp 오른 4.8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3개월물 미국 국채 금리는 0.4%에 불과하다.

셔먼은 "증시가 안정되기 전에 신용시장이 먼저 안정돼야 한다"면서 "신용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주식의 매도가 지속될 것이이다. 신용시장 상황 개선의 첫번째 신호는 3개월물 리보금리의 안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드디어 저점 도달…우량 대형주 위주로 접근해야

반대로 증시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니엘 앨퍼트 웨스트우드캐피털 투자책임자는 "시장은 크래시(Crash)를 지나 항복에 가까워오고 있다"면서 "곧 주식을 매입하는 시기가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분석 징후들을 살펴볼때 지금은 항복의 시점"이라며 "시장은 이미 1년째 약세장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프랑소와 시카트 토크빌 자산운용 회장 역시 "시장은 바로 항복의 중간에 와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대형 우량주 위주로 증시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트 회장은 "지금 시장은 감정적 반응의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제너럴일렉트릭(GE), 3M, 듀퐁 등 대기업들의 밸류에이션도 매우 좋다. 과거 주가가 비싸 못샀던 좋은 기업들의 주식을 살 좋은 기회"이라고 설명했다.



와시프 라티프 USAA투자운용 주식 운용 책임자는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에게 지금과 같은 하락세는 좋은 기회"라면서 "경영여건이 좋은 기업들을 매입하는 것은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밝혔다.

라티프는 "지금이 바로 투자의 대가인 벤자민 그레이험이 얘기하던 바로 그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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