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최소 2년, 금융사 수익성 악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9.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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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트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금융그룹 향후 규제 강화"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는 30일 "현재의 금융위기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기관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 런던의 존 오트 파트너(John Ott, Partner)는 이날 한국증권연구원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금융겸업화 시대의 도래: 전략과 정책과제'국제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트 파트너는 "최근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등 일부 투자은행의 위기는, 과도한 레버리지, 수익률 추구를 위한 과도한 신시장ㆍ신상품 공략, 리스크 관리 실패, 과도한 보상 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 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사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금융사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며 과도한 보상수준 역시 큰 폭의 조정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위기해결 과정에서 당분간 상업은행이 포함된 금융그룹들이 투자은행업무에서도 두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앤드루 쉥 전 홍콩증권선물위원장도 "향후 상업은행과 자본시장을 넘나들며 활동하던 금융그룹들의 수익성도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그룹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그룹들은 자본적정성, 유동성 등 모든 면에서 그룹 전체로 평가되고 감독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렉 쏘우번 월드뱅크 금융부문 스페셜리스트도 복합금융그룹이 등장하면서 헤지펀드, PEF 등 그룹경영진이 알지 못하는 첨단업무를 소수 전문가에게 일임할 경우 해당 부문의 위험이 전체 그룹의 위기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세계 감독당국간 협력 체제 강화가 중요한 이슈로 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카마이클 전 호주 금융감독청장은 "1990년대 후반에는 세계 500대 금융회사 중 40%가 금융그룹이었으나 현재는 75%가 금융그룹"이라며 "감독차원에서 볼 때 금융그룹 위험의 핵심은 상업은행이며, 감독 및 규제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조직구조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라고 밝혔다.


은행업과 증권업, 자산운용업과 증권업의 병행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왔다.

강준구 난양 기술대학 및 미시건주립대 교수는 일본의 예를 들어 은행의 증권업 진출 등 '유니버설 뱅킹'이 편익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일본에서는 1993년부터 상업은행들도 회사채 인수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은 더 높은 비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며 "기업들이 대부분의 자금공급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은행중심 국가의 경우 은행의 유가증권 인수시장 참여는 기업에게 별다른 편익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보성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업을 겸업하는 증권회사는 그렇지 않은 증권회사에 비해 IPO(기업공개) 발행가격이 더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의 겸업은 펀드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유가증권 발행기업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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