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효과 없었다" 연은 총재의 고백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9.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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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연방은행 총재 '신용경색 심각해 경기부양 실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년간 7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신용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고용불안과 경기침체는 여전하다. 기록적인 금리 인하조차 약발이 먹히지 않은 이유는 뭘까.

4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의 말을 인용해 "연준이 경기 부양에 실패한 이유는 신용 경색이 그 만큼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용 경색이 사그러들기 전 수개월내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설명이다.



◇ "금리인하, 효과 없었다" 고백 = 로젠그렌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신용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내는 데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들이 서로 낮은 이자를 내게 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도)대형 은행들의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효과 없었다" 연은 총재의 고백


로젠그렌 총재(사진)는 연준 총재들 중에서도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3번의 금리 인하에 참여했다. 지난 1월, 2001년 9.11사태 이후 처음으로 연준이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0.75%p 전격 인하했을 때도 금리 인하에 표를 던졌다.

그런 그가 이제는 오히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별 효과가 없었다"고 인정한 셈이다.

다만 로젠그렌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면 신용경색은 더 악화됐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먼저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진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연준, 진퇴양난..동결 유력= CNN머니는 "로젠그렌의 고백은 연준이 현재 큰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해석했다. 금리를 쉽게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최근 유가 등 상품가격 하락과 달러화가 강세로 연준이 느낄 인플레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둔화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내놓을 여지는 적다.



CNN머니는 "향후 수개월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대신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재할인창구 개방이나 기간입찰대출(TAF) 도입 등의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TAF는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은행들에게 기간을 정해 놓고 경매 형식으로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상당한' 위험이 있다"며 "인플레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진다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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