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국민은행 개인 투자자의 고민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9.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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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주식 갖고 계시죠? 매수청구 하실 건가요?"

국민은행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지인인 A씨에게 거래 증권사로부터 최근 이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A씨는 올 3월 초 국민은행 (0원 %) 주식 100여주를 5만6000원대에서 매입했습니다.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로 금융주가 조정을 받자 평소 우량주로 생각하던 국민은행이 매우 싸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국민은행의 종가는 5만9900원. 현재까지 수익률은 7%로 시장평균 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A씨는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4일)을 사흘 앞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원래는 장기 투자하려고 매수했지만 증시 조정이 길어지고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호재도 못될 거 같다"고 A씨는 말했습니다.



청구권 행사금액은 주당 6만3293원으로,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5%를 넘으면 무산됩니다.

A씨가 매수 청구를 하면 수익률은 13%에 달합니다. 지주사 전환에 대한 장기 비전을 못 믿는 A씨의 경우 국민은행 주가가 4일까지 청구가를 밑돈다면 산술적으로는 당연히 매수청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단기 수익을 위해 청구한 결과, 매수 청구 비율이 높아져 지주사 전환이 실패하면 기대했던 차익도 못얻고 주가는 지주사 전환 무산에 따른 실망감에 더 하락할 지도 모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6만원에 근접하면 실제행사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하강에 따른 은행주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큰 데다 지주사의 실제 시너지가 가시화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매수 청구 물량이 예상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A씨는 매수청구 마감일까지 일단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코스피지수 1500선까지 깨진 요즘 7% 넘는 수익률에 '프리미엄' 칼자루까지 쥔 A씨의 고민은 행복해보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 비전을 못 믿는 투자자와 투자자에게 확신을 못주는 기업의 모습은 씁쓸합니다.

쉶궗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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