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환율로 원금회복 노린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8.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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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물펀드도 1년 수익률 8.7%

글로벌 증시 침체로 속앓이를 해 온 해외펀드 투자자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정부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하며 해외펀드의 환차익이 늘고 있는 것. 주로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3년9개월만에 1060원대에 진입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차익 및 환차손에 노출된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이 -5.65%로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들은 원금회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물펀드의 1년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웃돌고 있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종류형-자 1ClassA'의 1년수익률은 -11.74%를 기록중이다. 주요 투자대상 기업들이 속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반면 똑같이 운용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종류형-자 2ClassA' 펀드는 환차익으로 손실을 만회해 1년수익률 0.60%로 원금회복에 성공했다. 환헤지 여부에 따라 1년수익률이 12.34%p나 벌어졌다.

물펀드는 설정액이 한때 1조원을 웃돌았다 최근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환차익 덕에 1년 수익률이 흑자로 돌아서는 호재를 맞이했다.

환헤지를 하는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A'의 연수익률이 -4.36%로 여전히 손실상태인 반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2_A'은 8.73%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5.65%) 대비 14.38%p 웃도는 성과를 냈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해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환매를 통한 원금찾기 뿐 아니라 추가적인 환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타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가 바닥을 치고 상승 중이어서 환차익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대체로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중 환율이 한 때 하락하며 박스권을 나타내 3개월 수익률은 다소 부진했으나 단기·중장기 모두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로 외화예금도 인기를 얻고 있다. 2분기 연 4%대에 달했던 금리가 최근 2~3%대로 낮아졌지만 달러화 강세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가입규모가 늘고 있다.

음대생 김모씨(23)는 "유학자금 환전을 미루다 환율이 급등했는데 마침 아버지의 사업도 어려워져 유학시기를 다소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며 "1000원대로 올랐던 환율이 960원까지 하락했을때 외화예금에 가입했는데 환차익 덕에 3개월여만에 10%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일선지점 관계자는 "연 4% 금리를 주는 특판 외화예금이 나왔을 때 정부의 환율개입의 영향 때문인지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낮아진 금리에도 가입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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