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왑시장, 서브프라임으로 3년 후퇴"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8.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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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시장 7년 터줏대감 産銀 이광수 과장, 런던지점 발령

이 기사는 08월11일(09: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만 아니었어도 원화 스왑시장이 달러 스왑시장처럼 발전했을 것입니다. 아쉬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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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에 산업은행 런던지점으로 가는 이광수 과장(사진)은 지난해 11월 이후 스왑시장을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만 아니었어도‥‥"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7년간 스왑시장을 지켜오며 우리나라 스왑시장 발전과 함께 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산업은행 스왑데스크 메인 북(Main Book)을 맡아 원화 스왑시장의 마켓 메이킹을 책임졌던 딜러였다.



그가 메인딜러로 활동했던 2년 반 중 앞에 2년은 원화 스왑시장이 도약하는 시기였다.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해외차입을 통해 자산 확대에 나서면서 통화스왑(CRS)과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거래가 증가했고, 구조화채권 시장의 부활은 스왑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런 스왑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융회사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거래 호가는 얇아졌고, 사겠다는 쪽과 팔겠다는 쪽 간의 가격차는 벌어졌다.

이 과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시장 패닉 이후 스왑시장이 한 3년 정도 후퇴한 느낌"이라며 "외은지점들이 구조화채권 발행, 재정거래 등에 나서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스왑시장에 서브프라임 타격은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국내 이자율 시장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확대시킨 결정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채권시장이 혼란을 겪기 전까지 스왑시장은 구조화채권 발행 헤지나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재정거래 수단으로 인식됐다. 11월 채권시장 패닉의 현물채권과 국채선물에 집중됐던 채권시장의 관심을 스왑시장으로 이동시켰다. 패닉의 단초가 통화스왑이었고 이어 이자율스왑으로, 선물과 현물 시장까지 연결됐고 그 과정에서 각종 구조화채권들이 엮이며 혼란을 증폭시켰다.



그는 "패닉이 발생하기 전에는 스왑시장이 재정거래나 파워스프레드 채권 발행을 위해 거래 하는 곳, 스왑시장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스왑시장이 일반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서브프라임의 상처를 딛고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진과 구조화 상품 발행에 따른 헤지 포지션이 불안정한 점은 주의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에서도 이 과장은 스왑 북을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원화가 아닌 달러화 스왑 북을 맡게 된다. 기대가 큰 모습이다. 원화 스왑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비드-오퍼가 촘촘한 큰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설렘이다.



어깨도 무겁다. 1997년 외환위기로 닫혔던 산업은행 런던지점의 스왑 북을 키워야 한다는 중책도 안고 간다. 외환위기 이후 크레딧 라인이 끊기면서 산은의 런던 지점 스왑 북을 크게 줄였다. 이후 크레딧라인을 정비하고 다시 한 번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산은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 머무르게 될 것 같습니다. 큰 시장에서 더 배워 원화 스왑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겠습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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