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무대 음악가가 억대연봉 컨설턴트 된 사연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8.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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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일과꿈]김재일 유앤알 부동산 컨설턴트

밤무대 음악가가 억대연봉 컨설턴트 된 사연


"다시 밤무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두렵지 않아요.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이 무너진다 해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밤무대 기타리스트에서 억대 연봉의 부동산 컨설턴트로 재기에 성공한 김재일(30·사진)씨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떡볶이 장사든 뭐든 성공하는 법은 똑같다"며 "성공하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스스로 노력하고 개척한 사람들은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죠. 저 역시 실패할 여력도 없는 상태였고 음악만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휴대폰 컬러링으로 설정해 놓았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17살 때 록음악에 빠져들면서 음악인생을 시작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기타연습을 할 만큼 열정이 대단했다. 이후 인기가수 Y2K와 왁스 등의 앨범제작에 참여하고 공연도 했지만 돈을 벌지 못했다.

"수입이 거의 없었죠. 어쩔 수 없이 밤무대를 뛰면서 기계음악까지 맡았어요. 하지만 밥벌이용 음악을 하더라도 10년이란 긴 세월을 음악만 보고 걸어왔기 때문에 그만두기 힘들었습니다."



배고픈 생활이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음악밖에 없었던 그에게 2003년 전환점이 찾아왔다. 밤무대 공연을 하던 중 당뇨병을 앓고 계셨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던 것.

"가족들 생각은 않고 오로지 내 행복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인생을 살았죠. 하나뿐인 아들이 하는 일도 없고, 임종도 지켜드리지 못해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 살아계시면 용돈도 두둑히 드릴 수 있을텐데…"

어머니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그는 단번에 마음을 고쳐먹고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음악을 그만뒀다.


"처음엔 주식을 공부하다가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 위해 경매를 접했어요. 소액투자상품이라 돈이 없었던 제게 딱 맞았죠. 시기가 잘 맞아서 고양시 행신동에 있는 8천만원짜리 아파트를 7천만원에 낙찰받았는데 바로 전세가 나가서 돈 한 푼 안들었습니다."

혼자서 공부한 경매로 성공적으로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한 그는 실무를 배우기 위해 법무사 사무소에서 무급으로 일했다. 저녁에는 대리운전 고객상담소에서 술 취한 고객의 불만전화를 받았다. "퇴근 후 저녁 7시에서 새벽 2시까지 전화 상담을 1년 간 했어요. 4시간씩 자면서도 지금보다 책을 훨씬 많이 봤던 것 같아요."



현재 10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느라 바쁠텐데도 그는 일주일에 책 한권은 꼭 읽는다며 성공비결로 '다독'을 꼽았다. "늦바람이 무서운지 공부하는 게 재밌어요. 대학원에서 부동산 분야의 공부를 더해서 책도 내고, 조지 소로스처럼 제 이름을 건 사모펀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론스타를 만드는게 꿈이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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