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들 결혼식 충격에 사업 결심"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8.05 12:31
글자크기

[프로의세계]안경자 아트브라이덜 대표

"친구 아들 결혼식 충격에 사업 결심"


"하우스웨딩이라는 말은 일본식 용어입니다. 저는 모방하지 않고 우리 것을 연구하겠다는 생각에 꼭 '홈웨딩'이라고 강조하지요."

홈웨딩업체 아트브라이덜을 운영하는 안경자 대표(55·사진)는 우리나라의 따스하고 정감있는 가정문화가 어우러진 결혼식이란 뜻으로 '홈웨딩'이라는 말을 고집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우스웨딩이란 틀에 박힌 예식장이나 교회에서 벗어나 고급 주택에서 소수의 하객을 초대하는 맞춤형 결혼식. 최근 독특하고 개성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는 신세대 부부의 호응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20여년 간 한정식집을 운영했던 안 대표는 하우스웨딩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지난 2000년 웨딩사업에 뛰어들었다.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객들이 호텔뷔페는 질렸다면서 축의금만 전해주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고요. 결혼식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축의금이 오가는 자리일 뿐이었습니다. 허망함을 느꼈죠."
 
허례허식의 결혼문화를 바꾸고 싶었던 그는 한국적이면서 의미 있는 결혼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3년 간 한국과 일본을 수없이 오가며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소규모 맞춤 웨딩업체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가정적인 분위기와 동시에 파티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어요. 주위 경관도 고려해야 하지만 일반주택의 경우 소음, 주차문제도 신경써야 하거든요."
 
장소 선정이 지지부진하자 주위에서는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남들이 붐을 일으킨 뒤 따라가는 것이 위험부담이 적다고 했죠. 하지만 남을 따라가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고통이 있다하더라도 개척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그는 2005년 서울 평창동의 한 저택을 탈바꿈시켜 '아트브라이덜'을 오픈했다. 철저히 개인의 특성에 맞추되 튀지 않으면서 고품격의 예식 분위기를 살렸다. 하루에 두 번만 결혼식을 열고 예식마다 장식과 분위기에도 변화를 줬다.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예식은 수차례 영화와 드라마에 소개됐고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홈웨딩문화의 지평을 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월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큰 웨딩컨설팅 단체인 ABC협회의 한국지부 대표로 선임되기도 했다.
 
ABC협회 대표 역할과 사업을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는 앞으로 전문적인 웨딩플래너를 육성하는 아카데미를 여는 것이 꿈이다. "우리나라에선 웨딩플래너학과를 나와도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을만한 수준이 되기엔 부족합니다. 제대로 된 커리큘럼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해서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ABC협회 라이선스를 받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