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여운봉 한국 재테크 천재들 저자 2008.07.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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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보면 아직도 자기 집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여전히 주택청약통장이다 뭐다해서 주택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주택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고 또 크게 오르는 것 아닌가 해서 주택매입을 서둘러야 하는 건지 궁금해 하고 있는 중산층이 많이 있다.

사실 내 집 마련의 꿈은 어느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에 강북지역에서는 뉴타운개발 등으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 기존 주택들을 멸실시키고 새로 지을 계획에 있어 “주택부족난”이 일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의 개발지역 근처에 가보면 주택이 부족한 탓에 전세난이 심각하다. 전세계약을 연장 하려는 중산층들이 뛰어오른 전세값 때문에 더더욱 내 집 마련을 더욱 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10년 정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주택부족현상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미래에 주택가격이 올라서 차익을 남기고 팔 생각인 “재테크”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의 수요공급 문제를 잘 이해한다면 일리가 있는 생각이다. 향후 주택에 대한 수요는 저 출산으로 말미암아 줄어드는 반면에, 주택에 대한 공급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산 근처 신도시만 하더라도 분양아파트들이 텅 비어있는 상황이다. 전국각지에 미분양도 속출하고 호가는 1~2억원씩 떨어졌지만 거래는 완전히 실종되었다. 앞으로 더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과거 부동산 거품의 초기현상이 우리나라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거품 붕괴 초기단계에서는 거래가 얼어붙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서야 비로서 가격이 급락한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이 우리나라도 부동산 버블 초기시기가 아닐까 우려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5월에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2007년 기준으로 108%이다. 주택보급률은 전국 주택 수를 전국 가구 수로 나눠서 100을 곱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2002년도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긴 끝에 그동안 8%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이다. 지난해 전국 가구 수는 126만가구인데 주택은 1379만 채로 주택 수가 가구 수보다 103만 채나 많은 셈이다.

경제의 기본 원리인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한국도 이제 주택문제가 해소된 것 같은데, 그런데도 끊임없이 주택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왜 그런 걸까?



사실 앞서 얘기한 주택보급률은 그냥 전국의 주택보급률일 뿐이다. 시도별로 구분해서 주택보급률을 따져보면 서울은 2007년 기준으로 91.8%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은 주택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더군다나 주택보급률 계산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가구 수를 산정하는데 있어서 과소평가되어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가구 수 산정에서 독신 등 혼자 사는 1인 단독 가구나 티인 끼리 사는 비 혈연 가구는 모두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이혼과 고령화와 같은 우리 사회의 풍조변화 등으로 보면 이런 단독가구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주택수에 있어서도 과대 산정되어 있는 편이다. 제대로 된 주택이라고 볼 수 없는 낡은 집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따져보면 실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앞서 얘기한 108%가 아니고 80%도 안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서울지역만 보면 더더욱 주택보급률은 예상한 것 보다 더 낮을 수가 있다. 겉으로는 주택이 충분해 보이지만 아직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서 최근 규제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체의 위기설과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주택 공급감소를 막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분양가 상한제 백지화와 재건축규제완화를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정부에서 항상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주택공급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건설사들의 갑작스런 도산으로 인해서 향후 신도시 개발이라든가 도심 내 재개발, 재건축, 그리고 뉴타운 사업을 늦추거나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다시 아파트시장이 급등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이 떨어지고 강북이 올랐는데 이것도 수요공급의 원칙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가격이 떨어진 것은 강남에 최근 과거 재건축대상 아파트들이 완공돼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는 7월 둘째주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신규 입주물량과 이자부담 증가로 인해 일반주택으로까지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강북은 뉴타운개발이라고 해서 주택멸실이 최근 늘어났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상승뿐만 아니라 전세가격까지도 급등한 것은 순전히 단기적인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4년 ~ 6년 뒤에 뉴타운이 속속들이 완공되면서 공급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근 강북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크게 조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강북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믿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 갑작스런 가격상승은 항상 거품이 끼게 마련이고 이런 거품은 언젠가는 항상 꺼지게 되어 있는 기본적인 “경제원리”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주택가격의 이상급등 현상을 경험했던 미국이, 최근에는 25개 대도시 중에서 23개 대도시의 집값이 일제히 무너졌고 주택가격이 4년 전 수준으로 다시 회귀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순전히 남의 나라 얘기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인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1990년도부터 지금까지 무려 18년간 주택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주택의 수요공급의 원칙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이제 장래에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목적이 아니라 실수요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시장도 증권시장과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기업실적이 좋고 기업가치가 높아도 여러 가지 경제환경의 도발적인 요인에 의해서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있듯이 부동산시장도 해당 부동산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환경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움직이게 된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무서운 “핵폭탄”을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1세대 3주택이다. 즉 한세대에 3개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2006년 국세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세대에서 3개 주택을 보유한 전체 주택 수가 무려 82만 5천 채에 달한다.

우리나라 군인숫자가 약 60만명 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다주택보유물량이 우리나라 군인숫자 보다도 많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이 너무 일부, 소수에게 집중적으로 편중돼 있다는 게 큰 문제이다.

이들 다주택 보유자들은 현재 보유세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만약에 주택시장이 떨어지게 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서 매입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각종 이자등의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은 뻔하다.



따라서 아파트시장이 예상 밖으로 크게 하락할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로 일시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유독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은 “1세대 다주택 시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화약고”와도 같다. 이런 이유로 아파트시장의 폭락 가능성을 점치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솔솔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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