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제품도 폭발위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7.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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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 "올해 상담 18건...유리그릇 안전성 테스트해야"

#사례1.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 모 씨는 지난 5월 강화유리 식기 '글라스락' 안에 소시지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사용했다가 그릇이 형체도 없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진 것을 발견했다.

제조사는 "비슷한 사례가 없었고 유리 제조 과정에서 흠집이나 기포가 있으면 (제품이) 깨지거나 터질 수 있다"며 그릇과 전자레인지를 같은 제품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례2. 정 모 씨는 '글라스락' 제품을 유리 냄비에 넣어 중탕하던 중, 제품이 폭발하듯 깨져나가 유리파편이 온 집안에 흩어졌다고 말했다.

유리파편을 밟아 상처를 입기도 했다는 정 씨는 "제품 안내서에는 불에 직접 갖다대지 말라는 안내문만 있었을 뿐"이라고 불평했다.



이처럼, 환경호르몬 유출·용출 가능성이 알려진 플라스틱 식품용기의 대체품으로 강화유리 제품이 각광받고 있지만 그 안전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21일 "강화유리 그릇을 실온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도중 용기가 스스로 폭발하듯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한다"며 "파편이 날아가는 비산 정도도 매우 높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강화유리 제품과 관련한 사고는 소비자가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위험 정도가 크다"며 "소비자주의를 당부하는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연대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과 이 단체에 접수된 강화유리 관련 제품상담은 총 18건에 이르렀다. 강화유리제품 파손과 관련한 상담은 2004년 14건, 2005년은 15건, 2006년 26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28건에 달하는 등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소비자연대는 "강화유리그릇은 소다석회로 만든 일반유리의 표면을 기계적으로 급랭시켜 표면을 강하게 하는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충격에 강하고 일부 내열성을 지니게 된다"며 "생산된지 얼마 안 된 새 제품은 표면이 매끄럽고 흠집이 없기 때문에 강도나 내열성에서 일반유리보다 훨씬 안전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강화유리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그릇을 사용하다가 생기는 작은 '흠집' 때문에 제품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듯이 깨지거나 △강화유리를 만드는 공정에서 내부 응력이 불균일하게 강화되면 제품 외부의 충격에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연대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흠집이 있거나 금이 간 강화유리그릇을 사용하지 말 것과 △설거지 등 외부 자극을 통해 유리제품에 흠집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정한 사용기간이 지난 강화유리 제품은 전자레인지나 냉장고에 넣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내열유리제품 업체인 '락앤락'의 한 관계자는 "내열유리는 강화유리와 달리 폭발하거나 깨질 우려가 없는데도,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열유리 제품이란 용기를 제조할 때 붕규산염을 첨가하여 내열성을 갖도록 제작된 제품으로 '락앤락'과 '타이렉스'가 대표적이다.

강화유리 제품으로는 삼광유리공업회사의 '글라스락'을 비롯해 중국산인 '하이락', 인도네시아산 '선라이즈'가 있다.

한편 이 단체는 "현재 국내 유통 중인 유리그릇제품을 종류별로 구입하여 내열성·강화정도 테스트를 진행하여 유리그릇의 안전성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유리제품 사용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알려달라고 밝혔다. 문의는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02-719-5144, 1577-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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