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계, 삼성·LG '교차공급'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7.16 11:00
글자크기

'매출 다변화+기술력 인정' 1석2조 효과

삼성과 LG (84,500원 ▼200 -0.24%)의 '교차구매'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가운데 양사의 전자부품 협력사들이 삼성과 LG에 모두 공급하는 '교차공급'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ED 기업 L사는 LG디스플레이와 LCD TV 및 노트북용 LED BLU를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 물량, 스펙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L사는 애초에 삼성에 LED BLU를 공급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가 내놓은 52인치 카멜레온 TV에 적용된 LED BLU가 L사의 작품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40인치 LCD TV에 채택될 LED BLU도 7월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L사는 당초 삼성 협력사로 지금도 계속해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LG쪽과도 LCD TV와 노트북용 LED BLU를 공급하기 위한 활발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협력사인 E사도 LG디스플레이 (11,100원 ▼400 -3.48%)에 교차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BLU 기준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전체 물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LG디스플레이를 비롯, 외국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 관계사인 삼성전기 (136,600원 ▲3,600 +2.71%) 또한 55인치 LCD TV용 LED BLU 모듈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할 전망이다. 양사는 스펙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본 상태로 오는 4분기쯤 삼성전기의 LED BLU가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과 LG의 전자부품 협력사들의 교차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매출 다변화로 단가 인하 압력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데다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과 LG가 협력사들의 교차공급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업계에선 불문율"이라며 "해당 업체로서는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단가 인하 압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데다 기술력도 인정받은 것이어서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