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모녀 살해용의자, 사전답사에 성폭행까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7.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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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모녀 살해용의자, 사전답사에 성폭행까지


'강화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사전에 치밀하게 모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강화경찰서 손청룡 수사과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씨(26) 등 용의자 4명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돈(인출한 1억원)은 4명이 분배했고 사용하고 남은 일부는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안모씨는 피해자 윤복희씨의 집에서 수백 미터 안에 사는 이웃이었다. 다른 용의자 3명도 모두 강화도에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이들은 윤씨가 남편의 교통사고 사망보험금으로 수억원의 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웃 안씨의 집에서 4월초부터 범행을 모의했다. 또 용의자들은 사전에 윤씨의 집을 2차례 답사하기도 했다.

특히 안씨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윤씨의 아들과도 잘 알고 있던 사이로 밝혀졌다. 경찰은 "안씨는 윤씨의 아들과 동급생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서로 잘 알고 지냈다"고 밝혔다.



범행을 모의하기 시작한지 2달째인 6월17일 아침에 용의자 중 연모씨(26)를 제외한 3명은 윤씨의 집 뒤편 야산에 은신해 있었다. 연씨는 납치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딸을 등교시키고 귀가한 윤씨를 기다려 납치한 뒤 성폭행하고 윤씨의 무쏘 차량을 이용해 은행으로 가 현금 1억원을 인출시켰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들은 둘로 나눠 움직였다. 2명은 돈을 인출한 윤씨를 차량에 태우고 이동 중에 목 졸라 살해했다.

이 때 안씨는 자신의 소나타 차량으로 윤씨 딸의 학교를 찾아갔다. 어머니를 협박해 미리 불러낸 딸을 납치한 뒤 이날 저녁 7~8시 사이에 강화도 하점면 창후리 제방도로에서 목 졸라 숨지게 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윤씨에게 '당신을 믿을 수 없으니 딸을 불러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화경찰서는 "윤씨의 거주지인 하도리 일대 300여 가구를 일일이 탐문하던 중 일부 주민들이 '윤씨가 실종되기 하루 전까지 마을 입구에 차량이 있었는데 실종 후 보이지 않는다'고 해 차량 소유자를 확인한 결과 안씨의 차량임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안씨가 범행당일 오전 윤씨를 납치한 뒤 윤씨 집에서 114로 딸의 학교 전화번호를 물어본 목소리 녹음 테이프를 확보해 수사의 결정적 근거로 삼았다.



경찰은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에서 안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사건 당일 함께 있었다는 용의자 이모씨(24)를 경찰서로 출석시켜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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