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사채 빚에 경영권도 넘어간다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7.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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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 월 20% 투자금 받았다 회사 넘어가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고리의 빚에 쫓겨 경영권이 바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I글로벌 (0원 %)은 최대주주인 에스티앤아이가 허재혁씨에게 보유주식 532만여주(43.12%)와 경영권을 8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주당 매각가격은 1597원꼴이다.

이번 경영권 및 주식 양수도 계약은 에스티앤아이가 지난 5월 개인투자자에게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월2일 김준영이 에스티앤아이에 40억원을 투자하고, 에스티앤아이는 김준영에 확정배당금 8억원을 포함해 총 48억원을 5월29일까지 상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채 한달이 안되는 기간 원금의 20%를 확정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

이를 에스티앤아이가 상환하지 못해 총 85억원에 에스티앤아이가 보유하고 있던 ST&I글로벌 주식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고리의 사채 이자를 쓰고 이를 갚지 못해 보유주식과 경영권을 넘긴 셈이다.



총 매각대금 중 계약금조인 8억원은 투자약정상 확정배당금 8억원과 상계처리 했다. 중도금 40억원도 투자원금과 상계처리 했다. 잔금 37억원에 대해서는 김준영과 허재혁이 지난 6월4일 권리양수도 계약에 따라 분할 지급되고 있다. 현재 최종 2억원의 잔금이 미지급 상태다.

카자흐스탄 구리광산 개발로 자원개발 테마에 이름을 올린 엔디코프도 대주주의 빚 때문에 경영권이 넘어가며 주가가 급락,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경우다. 엔디코프트는 카자흐스탄 사업을 주도하던 김정대 NTC 회장이 지엔텍홀딩스에 230억원의 자금을 갚지 못해 경영권과 지분을 빼앗겼다.

빚 대신 경영권을 받은 지엔텍은 허태복씨에게 바로 넘겼고, 허씨는 최근 인네트측 인사들을 엔디코프쪽 경영진에 합류시켰다. 인네트는 자원개발 선발주자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를 인수, 화제가 됐던 기업이다.


또 다른 자원개발기업 뱅크원에너지도 경영권이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고리의 빚 때문에 경영권을 위협받은 적이 있다. 정상용 뱅크원에너지 대표는 지난 2월 정진우씨에게 10억원을 빌렸다 이를 제때 갚지 않으면서 고소까지 당했다. 정 대표는 당시 두달이 안되는 기간에 5%에 달하는 이자를 갚을 수 없다며 채권자측을 압박했다. 이후 양측이 합의했지만 자칫 10억원의 빚 때문에 상장사 경영권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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