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해외펀드 어쩌죠?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2008.07.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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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은 "환율잡기" 한목소리

정부 개입해도 고유가 영향 추세반전 힘들어
해외펀드 대부분 헤지… 수익률 큰 영향없어


7일 오전 직장인 A씨는 은행에 들러야 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그는 지난해 초 원/엔 환율이 100엔당 770원까지 떨어지자 엔화 예금에 가입했다. 엔화가 조만간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외화예금·해외펀드 어쩌죠?


그런데 이날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유 외환을 풀어서라도 환율을 잡겠다"고 선언하면서 엔화예금을 해지해야 할 지 궁금해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억제되면 원/엔 환율도 오르기 어렵다.

외화예금이나 해외펀드를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해지하거나 환매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추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더라도 단기간에 환율의 추세가 바뀌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고유가인데, 이 역시 조기에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조가 효과를 나타낼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외화예금 있다면…=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 팀장은 "외화예금을 투자용으로 갖고 있다면 좀 더 갖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에서다. 그는 "정부의 방침이 나온 즉시 급한 마음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외화유동성을 넉넉히 확보하자는 판단에서 기업 고객들이 올초에 비해 외화예금을 2배 가까이 늘렸다"며 "외화예금을 해지하려 한다면 고유가 추세가 조금이라도 진정되는 시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걸 외환은행 차장은 "외화로 거래하는 실수요자라면 외화를 적금형식, 수시정기예금 등 방식은 물론 시기적으로도 분산해 매입하는 것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 있다면…= 해외펀드는 대부분 헤지가 돼 있어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수익률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환헤지가 돼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은 "해외펀드는 대부분 원화로 투자되지만 운용사에 따라 환헤지를 하는 상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상품이 있다"며 "환헤지가 안 된 경우 이익이 그대로 환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윤근 한국씨티은행 리서치부부장은 "외화펀드 수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폭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만 "국제금융시장이 정상화되고 유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환율은 3~6개월 내 1020원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작고 단기외채도 감소세로 접어드는 만큼 장기적으로 환율이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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