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새 서울이 흐른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7.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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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르네상스<하> 한강 수변도시

#1. 2016년 직장인 장봉두(46·가명)씨 가족은 서울 용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중국 여행길에 오른다. 인천공항이 아닌 서울 용산에서 출국수속을 한 건 배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다. 한강에서 경인운하로 이어지는 뱃길이 열리면서 중국 상하이, 일본 후쿠오카 등으로 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속 300㎞까지 속력을 내는 위그선(수면위 5m 이내에서 뜬 상태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선)을 타면 중국이나 일본까지 2∼3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2. 2020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크리스티나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둘러본다. 그녀가 학생 시절 찾았던 2008년의 한강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성냥갑 아파트로 빽빽했던 강변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복합시설이 들어서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마곡생명과학연구단지 등 둘러볼 곳이 너무 많다.



↑용산 워터프론트 타운 조감도↑용산 워터프론트 타운 조감도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관기관, 전문가, 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자문과 토론을 통해 지난해 7월 마련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한강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민들 곁으로 되돌리기 위한 중장기 밑그림이다. 민선 4기 오세훈 시장이 공약사항으로 내걸 만큼 특별한 애정을 쏟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1980년대 치수위주의 한강정책은 시대 흐름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다.

◇베니스 안 부러운 수변도시로 탈바꿈=수변도시(워터프론트 타운)는 한강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사업이다. 한강 수변에 문화 관광 레저 거점지역을 육성해 도시경제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용산과 여의도, 마곡, 흑석, 행당, 잠실, 당안리, 상암·난지 등 8곳이 워터프론트 타운으로 변신한다. 용산에는 2016년까지 서울을 대표하는 620m 랜드마크 타워와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국철과 공항철도 등 광역 교통망이 깔리고 국제여객터미널도 설치된다. 여의도와 연결되는 신교통수단도 도입된다.


↑마곡 워터프론트 타운 조감도↑마곡 워터프론트 타운 조감도
마곡지구는 한강 물을 끌어 들여 만든 수로로 보트가 움직이는 수변도시로 조성한다. 주변에는 호텔과 위락시설, 상업시설, 연구시설 등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마리나 시설을 설치해 수상레저와 여가의 거점지역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잠실은 한강을 대표하는 스포츠타운으로 개발한다. 행당동은 배후 부도심을 연결하는 문화공간, 흑석동은 방수시설을 활용한 문화공간, 당안리는 기존 건물을 활용한 문화공간으로 각각 탈바꿈한다.

◇서해 뱃길 조성…관광산업의 중심=시는 분단 이후 끊어졌던 한강 뱃길이 복원한다. 한강과 서해를 잇는 뱃길을 통해 항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는 수로 확보에 나섰다. 한강본류(신곡-잠심 수중보)의 수심을 4m로 확보하고, 수상레저 지원을 위해 중랑천과 탄천 등 주요 지천의 수심을 2.8m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강연결 지상 보행녹도↑한강연결 지상 보행녹도
용산과 여의도에는 출입국시스템과 대합실, 편의시설 등을 갖춘 국제여객터미널을 조성해 중국, 일본 등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수상교통 다양화를 위해 도입한 수상택시는 이미 운행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된 한강호안도 자연형으로 바꾼다. 오세훈 시장 임기내인 2010년까지 전체 62㎞ 중 18㎞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압구정지구나 반포지구 등 한강변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할 때 한강과 관련된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볼거리·즐길거리 풍성한 테미공간=한강은 단순히 조깅이나 산책 공간이 아니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시민들이 찾기 쉬운 테마공간으로 거듭난다.



↑반포대교 남단 인공섬 조감도↑반포대교 남단 인공섬 조감도
반포대교 남단에 인공섬이 조성돼 내년 9월 개장한다. 공연, 엔터테인먼트, 수상레저 등 시설을 갖추고 있어 관광 명소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반포대교와 복층형태인 잠수교는 보행전용 다리로 만든다. 반포대교 양측에는 웅장한 낙하분수를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반포대교 낙하분수 조감도↑반포대교 낙하분수 조감도
오는 10월에는 공연유람선도 운행을 시작한다. 시민들은 유람선에서 한강을 구경하며 콘서트와 퍼포먼스 등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한강 권역별 문화·관광 기반시설도 발굴한다.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 난지도 하늘다리, 절두산 성지 근대역사 탐방 코스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시민들이 한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마포대교와 한남대교 남북단에 버스정류소를 설치하고 다리위 1개 차선을 보행녹도로 꾸민다. 버스에서 내린 시민들은 보행녹도를 걸어 한강둔치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이용해 한강시민공원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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