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400만원? "20년전 그랬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6.30 11:49
글자크기

이동전화 7월 1일 '성년' 맞아… 20년간 IT발전 견인차 역할

우리나라에 휴대전화가 보급된 지 오는 7월1일로 20주년을 맞는다.

SK텔레콤(옛 한국이동통신)은 1988년 7월 1일 미국 AT&T가 1978년 세계 최초로 운영에 성공한 아날로그방식의 이동전화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동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동전화는 사실 1984년 '카폰'으로 불리는 차량용 서비스로 시작됐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휴대용 이동전화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400만원대 단말...'부의 상징'

↑ 1988년 이동전화 단말기↑ 1988년 이동전화 단말기


1988년 7월 수도권과 부산지역에서 시작된 이동전화 서비스의 기본료는 월 2만7000원, 통화료 는 시내 및 시외 50km까지 10초당 25원이었다. 설치비도 65만원에 달했다.



서울-부산간 3분 통화시 통화료를 계산하면, 1988년 1286원이 2008년 4분의 1수준인 324원으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36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된 셈이다.

특히 이동전화 단말가격은 무려 400만원을 호가했다. 당시 현재 포니엑셀 자동차 한대의 가격이 500만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동전화는 확실한 '부의 상징'이었다.

◇경쟁과 성장의 시대 돌입


우리나라 이동전화시장은 1990년 전국 단일요금제 적용, 1996년 신세기 통신에 이어 1997년 개인휴대통신(PCS) 3사의 등장으로 경쟁과 성장을 거듭했다.

서비스 첫 해인 1988년에 784명에 불과했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1992년 18만6630명으로 늘어, 차량전화 카폰 보급대수를 두배 이상 앞서며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



2008년 5월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4473만8000여명으로 인구대비 92.2%의 보급률을 기록, '1인 1휴대폰 시대'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CDMA 세계 첫 상용화에 이어 세계 최초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방송 실시, 3세대(3G) 이동통신 강국이라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갖춘 IT강국으로 자리잡았다.

↑ 1996년 4월 1일 CDMA 개시식에서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CDMA 이동전화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 1996년 4월 1일 CDMA 개시식에서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CDMA 이동전화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IT산업의 중추역할 담당



이동전화의 보급은 국민 생활의 변화를 촉발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IT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 이동통신서비스의 발전은 시스템, 단말기, 콘텐츠 등 유관산업에 전후방 효과를 미치며 국내 IT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초기 미국 모토로라, 영국 테크노폰 등 외국 단말이 독점하던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1991년 삼성, 금성, 현대 등 국내 제조업체의 사업 참여로 전환점을 마련했다. 한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1996년 세계 최초의 CDMA 기술 상용화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전세계 이동전화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18% 이상 기록했다. 산업규모도 2006년 248조원 규모를 달성, 경상GDP 내 비중이 무려 29%에 달할 정도로 국내 경제발전의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휴대폰 수출규모도 수출 첫해인 1996년 47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7년 186억달러로 무려 3만9000배 이상 늘어,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의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 조정남 전 SK텔레콤 사장이 2000년1월 차량주행중 한일간 IMT-2000 영상통화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 조정남 전 SK텔레콤 사장이 2000년1월 차량주행중 한일간 IMT-2000 영상통화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이동전화의 끊임없는 진화

이동전화는 경제성장 뿐 아니라 생활의 혁명도 촉발하고 있다. 이제 이동전화는 음성통화는 기본이며, 영상전화까지 가능해져 듣는 전화에서 보는 전화로 진화했다. 또한 이동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쇼핑을 즐기고, 방송과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성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휴대전화는 이제 단순한 통화수단이 아니라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었고, 현재 대한민국 GDP의 29%를 차지하는 IT산업은 이동전화의 보급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휴대전화 보급 20주년을 맞아 다음달 12일까지 '휴대폰과 나'를 주제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이동전화에 얽힌 사연을 모아 경품을 제공하고 우수사연은 기업광고로 활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