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3각갈등'··대선경선과 '판박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6.29 16:32
글자크기

'친이vs친박vs소수파' 3파전...계파갈등·줄세우기 논란 닮은 꼴

한나라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난 해 대선 경선전 초반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친이-친박-소수파' 등 3명의 후보가 격전을 벌이는 선거구도, 친이계 후보의 '대세론'과 경쟁 후보들의 반발, 계파정치 및 줄세우기 논란까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지난 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등 '3파전'으로 전개됐다.



당시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대세론'을 등에 업었다. 한나라당 현역 의원의 대다수가 지지 의사를 밝혀 거대한 '친이계'를 형성했다.

박 전 대표는 '친박계'의 절대적 지지 속에 이 대통령을 위협했다. 손 대표도 당내 비주류란 한계 탓에 세가 적긴 했지만 '3강' 구도의 한 축을 이뤘다.



이런 구도 속에서 경선 초반부터 '계파 갈등'은 극에 달했다. 친이-친박간 세대결이 불을 뿜었고 '줄세우기'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 해 4월 박 전 대표측은 "이 대통령이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누가 줄을 세운다고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경선룰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결행하기까지 '친이-친박'의 계파 정치와 줄세우기를 수차례 싸잡아 비판했다.


與 당권 '3각갈등'··대선경선과 '판박이'


최근의 한나라당 당권 경쟁에서도 대선경선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우선 '친이(박희태)-친박(허태열)-소수파(정몽준)'를 대표하는 후보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

이 때문에 계파정치 논란이 대선경선 때처럼 선거전을 달구고 있다. 박희태 전 부의장은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에 합류했던 다수의 현역 의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허태열 의원도 결속력이 더욱 강화된 '친박계'가 돕고 있다.



당내에서 '계파정치가 또 부활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양대 계파의 틈바구니에 선 정몽준 최고위원은 대선 경선 때의 손 대표와 묘하게 겹쳐진다

친박 후보가 친이 후보의 줄세우기 의혹을 제기한 점도 마찬가지다. 허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류측의 담합과 줄세우기가 횡행하고 있다"며 박 전 부의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줄세우기를 해본 일도 없고 하지도 않고 있다"며 "투표일이 가까워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호불호'를 표현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며 내놓은 주장과 비슷하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대가 당권 획득과 계파 이익에 몰두한 일부 후보들의 줄세우기와 무분별한 네거티브 등 혼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박 전 부의장과 허 의원을 동시에 겨냥했다. 정 최고위원의 대응방식은 대선 경선 당시 손 대표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한 모습과 정확히 포개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