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조직에도 '사랑'은 통합니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6.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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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뢰받는 CEO' 상 받은 김영규 강원병무청장

"군대 조직에도 '사랑'은 통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사랑받기 보다는 두려움이 대상이 되는 편이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사랑에는 배신이 따른다는 거죠. 하지만 저는 그래도 사랑을 선택하겠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2008 대한민국 신뢰받는 CEO 대상'에서 최근 행정기관부문을 수상한 김영규 강원병무청장(58·사진)이 말하는 '신(新)리더론'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부임한 후 1년 6개월 간 믿음직스러운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주저하지 않고 '사랑'을 꼽았다.



"다 직원들 덕분인데 혼자 상을 받아 미안하다"며 소감을 밝힌 그는 딱딱하고 경직되기 쉬운 군대문화를 감성 리더십으로 부드럽게 변화시킨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를 31기로 졸업한 후 오랫동안 군조직에 몸담았지만, 권위보다 유연함과 화합을 더 강조한다.

자신부터 항상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직원들 사이에서도 다정다감한 청장으로 통한다고. "저는 어떻게든 직원들을 설득하고 감동시켜서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제 생일 때 직원들이 편지를 보냈는데 '청장님은 너무 편해요'라고 썼지 뭡니까.(웃음)"



이러한 생각은 정책으로 이어졌다. 부하들을 친동생, 조카로 대했던 그는 논산훈련 부관참모 시절부터 지켜본 병사들의 고충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스무 살짜리 병사가 벌써 결혼해서 애까지 딸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대게 '조금만 참아라,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군생활한다'고 넘겼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절박한 문제거든요. 휴가 나왔다가 복귀하는 날 처자식이 고생하는 모습이 눈에 밟혀 옥상에서 뛰어내린 안타까운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습니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난 4월부터 동부전선의 60개 부대를 돌며 '찾아가는 군부대 생계 애로병사 순회상담'을 펼쳤다. 사회복지 담당관에게 의뢰해 생활이 어려운 병사들을 전역조치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도록 도왔다.


이 제도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일선 군부대에서 '상담하러 언제 오느냐'며 재촉할 정도가 됐다. 이처럼 입영자에 대한 배려로 도입한 고품질 병무행정 서비스는 병역문화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동안 강원병무청은 전국 지방청을 대상으로 벌인 평가에서 고객만족도 최우수상, 청렴도 조사 1위, 특화사업 최우수상, 충무훈련 최우수상 등 각종 표창을 휩쓸었다.



불편한 사항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것이 보람이라는 그에게는 욕심이 하나 있다. "제가 하고 싶은 게 딱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군가산점 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사람은 우대해 줘야합니다. 중고등학교처럼 자원봉사 카드에 시간을 축적해서 취업할 때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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