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주자들 첫 토론…'신경전'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6.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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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25일 7명의 후보간 첫 TV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격론은 없었지만 유력후보들간 미묘한 신경전과 기싸움은 감지됐다.

질문내용은 당정청와 관계정립과 친박인사 복당문제 등에 한정됐고 최대현안인 쇠고기 협상 관보 게재는 토론주제에서 제외됐다.



이날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건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 두 사람에게 쏟아진 질문은 결국 두 사람의 약점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일종의 '공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세운 허태열 의원은 정 최고위원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낙마시켰다는 점을 들어 정 최고위원의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허 의원은 "한나라당 당원들은 정 후보가 한나라당에 집권하는 데 어려움을 줬다고 기억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에 들어온 지 7개월된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는 건 당원들의 자존심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제가 6선인데 나라가 어려운데 저를 보고 뒤에서 열중쉬엇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제게도 좋은 충고가 아니다"라며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에 들어와달래서 들어왔고 서울에 출마해달래서 했다"고 맞받았다.

박 전 부의장과 공성진 의원도 공격을 이어갔다. 박 전 부의장은 정 최고위원이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을 들어 "너무 좀 빨리 오셨다"고 비꼬았다. 그는 "정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다른 대권주자들이 '(정 최고위원이) 계파를 만들지 않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공 의원도 정 최고위원이 재벌그룹인 현대가(家) 출신임을 겨냥 "많은 재산을 사회환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최고위원은 여기에 "계파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데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할 것"이라고 일축했고 재산문제에 대해서도 "대머리 증세에 필요한 발모제를 대머리만 개발해야 한다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답답하겠냐"고 응수했다.



반면 화합형 대표를 내세우며 강세를 이어가는 박 전 부의장도 공격을 피해갈 순 없었다. 허 의원은 박 전 부의장의 약점으로 노령,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등이 꼽히는 데 대해 "국민이 참신함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직공했다.

박 전 부의장은 "대통령과 가까우니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는 게 아니냐 하는데 진정한 충고를 하려면 대통령과 좀 통해야 한다"며 "가정에서도 가장 충고 잘하는 사람은 집안의 아내"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부터 10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MBC를 통해 생중계됐다. 다음 토론회는 오는 27일 광주방송에서 오후 2시15분에 녹화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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