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하이마트' 금융권 무한경쟁 예고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6.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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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형 상품 활성화, 인터넷은행·콜센터 등 판매채널 변혁

'금융판 하이마트' 도입은 금융권의 무한경쟁을 촉발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의 권익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등 무점포 영업을 통한 비용절감이 가능해 금융상품의 가격(수수료)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상품 전문판매업이 허용되면 소비자들은 한 곳에서 예금 대출 보험 카드 등 모든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시중은행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200여곳의 상품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다.



'금융판 하이마트'는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체 상품 가운데 경쟁력이 큰 2~3개를 선별해 판매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경쟁력 없는 상품의 퇴출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원오브뎀'(one of them) 보다 '온리원'(only one)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방카쉬랑스나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들이 혜택은 늘리고 가격은 내린 상품을 대거 출시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예금에서는 시중은행들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과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대출에선 저금리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상품도 한층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은 보험 펀드에 이어 저신용자 대출까지 결합상품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이며,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을 통한 여·수신영업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신용카드 등 여신금융사는 결제계좌 유치와 함께 새로운 교차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예금영업이 불가능했던 여신금융사들은 '금융판 하이마트'와 연계해 새로운 복합판매 구조를 만드는 형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카드사의 경우 결제계좌와 카드발급을 병행하면 효과가 높고 캐피탈사는 마이너스통장 개념의 신용대출, 리스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량고객이 은행으로 몰리고, 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찾는 현상도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신용대출시장은 연리 7~15%대 우량고객과 25~35%의 보통고객, 40~49%대 저신용자 등으로 구분돼 있다. 금융판 하이마트가 도입되면 다양한 경계지대 상품이 개발돼 거래조건에서 고객이 보는 불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설립이 논의 중인 인터넷 은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은행은 자체 상품이 없어도, 기존 금융기관들과 제휴만하면 예금·대출·펀드·보험 등 모든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콜센터 탄생도 가능한 부분이다. 이같은 형태는 지점 운영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몇몇 금융기관은 '금융판 하이마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미 콜센터 조직을 확충하고 있다"며 "특히 콜센터는 금융상품 판매와 함께 채권관리까지 하는 종합금융센터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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