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커졌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6.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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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영국 5월달 물가 1997년 이후 최대 상승

-5월 인플레 3.3%로 예상치 훌쩍
-BOE 킹 총재, 재무장관에 이례적 서한
-하반기 4% 넘을 수 있다..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공식적인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자 중앙은행이 재무장관에게 그 배경을 설명하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치솟는 유가, 곡물가는 중앙은행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는 17일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Chancellor of the Exchequer)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4%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BOE의 인플레 목표는 2%다. 킹 총재는 5월 인플레도 정부의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했다.

킹 총재는 이에 따라 "인플레를 2%로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통화정책이 불확실성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통계국은 앞서 이날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3.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이후 10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관련 법은 인플레가 목표치를 1%포인트 넘게 이탈할 경우 BOE 총재는 재무장관에게 공개 편지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CPI가 3.3%로 공개되자 킹 총재는 서한을 보내 물가 급등의 배경과 전망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BOE 총재가 물가 급등으로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는 이 은행이 독자적인 금리결정권을 부여받은 1997년 이후 두번째다.

5월 CPI는 전문가 예상치 3.1%마저 웃돌았다. 전월보다는 0.6% 올랐는데 이역시 예상치 0.4%를 크게 넘어섰다.


물가가 예상치를 크게 넘자 BOE의 경기부양 정책은 명분을 잃게됐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고려한 BOE로서는 적지않은 궤도수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BOE는 지난해 12월 이후 두번의 인하를 단행했었다. 이달에는 5%로 동결했다. 이는 G7 국가중 가장 높다.

킹 총재는 "에너지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하반기 인플레는 4% 넘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아마도 2009년까지 목표치를 크게 벗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록적인 CPI 상승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했다.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해 0.6%, 유로에 대해서는 0.7% 하락했다. 성장세가 한층 둔화되면서 물가 급등과 침체가 병행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였다.

로이드 TSB은행의 트레버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즉각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금리를 바로 올리면 침체가 스태그플레이션이 가능하다. 필요한 것은 낮은 성장"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9달러로 급등한 가운데 옥수수도 부셸당 8달러까지 치솟았다. 인플레를 주도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BOE를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의 공통된 고민거리가 됐다.



달링 장관은 답변을 통해 "BOE의 통화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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