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수정안 제시… 17일 중대기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6.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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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술협의·장관회담, 막판 타결 나오나

-기술협의서후 장관회담서 타결?
-수정안, 현재입장서 양보 담긴듯
-"민간 자발성 확보되면 타결 가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쇠고기 추가협상과 관련, 3차 장관급 회담을 갖는다.



이에 앞서 김 본부장과 슈워브 대표가 16일(현지시간) 전화접촉과 비공식협의를 가졌다고 외교통상본부는 17일 밝혔다.

◇미국 한 발 양보한 수정안 제시=미국 측은 비공식협의에서 기존보다 한발 양보한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7일(현지시간) 재개되는 3차 장관급 회담은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의 중대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측이 제시한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본부장이 협상을 접고 귀국하려던 것을 붙잡은 만큼 기존보다 양보한 수정안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한미 양측은 3차 장관급 회담을 16일에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17일로 하루 미뤘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에 대해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된 것 같다"라고만 설명했다.


양측은 장관급 회담을 하루 연기하는 대신 내부조율과 함께 전화접촉 및 비공식협의를 통해 의견 접근에 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17일 열릴 장관급 회담은 오전에 기술협의, 오후에 장관급 협의 등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기술협의 없이 김 본부장과 슈워브 대표간 직접 협의만 있었던 지난 13~14일의 1, 2차 장관급 회담과 다른 점이다.



이에 따라 기술적 협의를 통해 필요한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오후에 장관급 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막판 타결 나오나=3차 회담과 관련해서는 미국측의 수정안에 대해 우리측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심이다.

지난 15일 김 본부장이 귀국한다는 소식에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청와대 외교채널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 짓고 들어오라'라고 압박을 넣은 것에서 보듯 우리쪽도 여유롭지만은 않다.



미국으로서도 협상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내부에서 검역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다 한국에서 한달 넘게 진행된 촛불시위로 한미동맹 공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도 간과할 수만은 없다.

유럽 순방을 마친 조지 부시 대통령이 16일 귀국함에 따라 쇠고기 협상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측간 민간업체의 자율규제를 둘러싸고 입장차가 큰데다 미국 정치권과 업계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해온 USTR이 우리측 '구미'를 만족시킬만한 묘책을 던질지는 의문이다.



미국 측은 우리 측이 요구하고 있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 등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위배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또 우리 측은 보증기간을 1년 이상 요구하는 반면 미국 측은 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었다.

김 본부장이 회담 결과와 상관 없이 18일로 귀국 일정을 못박은 것도 워싱턴을 떠났다 발길을 돌린 지난 15일에 이어 이번에도 브링크맨십(brinkmanship, 벼랑 끝) 전술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미국측이 좀더 활성화된, 자발적인 민간업체들의 양보를 이끌어낸다면 '실효성 있는' 협상 타결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중단과 재개를 거듭한데다 협상 자체가 너무 공개돼 운신의 폭이 좁아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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