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하락변수'당국'뿐"..1050원대 올라서나

더벨 이윤정 기자 2008.06.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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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물가안정 의지로 1050원 안착 쉽지 않을 전망

이 기사는 06월16일(14: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원/달러 환율 1050원대를 다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05년 11월8일 원/달러 환율이 1050.10원을 기록한 이후 2년7개월만이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은 여전히 수요가 우세하다. 정유사들의 결제용 달러 수요가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증권시장이 약세를 거듭하면서 외국인의 역송금 수요도 매수요인이 될 개연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달러 수요 우위를 점치면서 1050원대 환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에 주목, 1050원대 안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안정을 강조하며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자 하는 정부에게 1050원은 중요한 저항선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이 외환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월 셋째주(6.16일~20일) 원/달러 환율은 1026.7원에서 1051.1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폴]"하락변수'당국'뿐"..1050원대 올라서나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 대부분이 전망치 상단을 1050원대로 제시했다. 1060원에 올려 놓은 전문가도 있었다.


국제금융시장 분위기가 강달러로 바뀐 가운데 증시 약세로 인한 외국인들의 역송금 수요, 정유업체들의 꾸준한 결제 수요 등으로 서울외환시장이 수요 우위 장세라는 것이다.

지난 주말 선진8개국(G8) 재무장관 회담에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미국의 강달러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는 약세 분위기이다.



폴슨 美 재무부 장관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 하락세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등 달러 가치 부양을 위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가 때문에 수요 요인이 우세하다"면서 "결제 수요 유입 지속, 강달러 속 아시아 통화 약세 분위기,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이 환율 상승의 요인들"이라고 말했다.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자금 환전 수요 등 시장 자체적으로는 상승 압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 요인들이 힘을 다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유일한 하락 변수이자 시장 최대 이슈로 '당국'을 꼽으며 정부가 환율 상승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진 NH농협 차장은 "화물연대 파업 등 정국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환율 안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050원을 중요한 저항선으로 제시하고 만약 1050원 위에서 종가가 형성되면 서울외환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숙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대외여건과 수급 상으로 환율 상승세가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물가 압력이 가중되면서 당국이 더 이상의 환율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의 수급 우위 장세에서 정부가 환율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매도 개입이 단행되어야 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환율이 쉽게 하락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화의 실제 공급이 뒤따르지 않는 구두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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