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파업 그 이후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6.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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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건설노조 파업불구 물류·건설株 강세… 외인도 순매수

코스피지수가 16일 장중 1760선을 회복한 뒤 상승을 엿보고 있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국내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업종이 오름세를 타면서 추가 상승을 노리는 모습이다.

특이한 대목은 파업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과 종목들의 움직임이 견조한 흐름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물류와 건설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관련 파업이 점쳐지는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도 3% 가까운 상승세다.



물류대란과 관련해 수출 선적이 사실상 중단돼도 관련 종목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다.

STX팬오션 (3,540원 ▲10 +0.28%)은 지난주말에 비해 2.7% 급등한 21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해운 (5,220원 ▲40 +0.77%)도 0.6% 상승중이다. 흥아해운 (2,180원 ▲155 +7.65%)도 2% 이상 오름세다.



고객주문 차량의 운송차질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운송에 나선 현대차와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는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주말 대비 2.9% 오른 8만1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는 3.8% 상승세다.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들은 오전 11시 현재 32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보다 적극적이다. 69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놀라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일부 외국인투자자의 '입질'도 거세다. AM암로증권은 3만8000주를 순매수중이다. 모건스탠리도 2만4000주의 매수 우위를 보인다.



외국인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자세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오히려 파업 이후를 노리는 모습이다.

최근 솔로몬투자증권이 분석한 '화물연대 총파업과 주가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으면 주가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3년 당시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에도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2003년 5월2일~15일까지 화물연대는 운송료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1차파업을 벌였다. 이어 8월 21일~9월 5일까지 2차 파업을 실시했다.

5월 당시 물류대란으로 공식집계된 피해금액은 6500억원 규모로 타이어업계와 수출가전업계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타이어업계는 평소 물량의 80% 가량이 유통과정에서 운송차질을 빚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당시 한때 약 76%의 물량이 출하되지 못했다.

하지만 1차 파업기간에 코스피시장의 수익률은 3.7% 상승했다. 파업에 따른 관련 종목의 영향력도 미미했다. 현대차는 당시 주가가 1.9% 상승했다. 이밖에 기아차 5.6%, 현대모비스 8.5%, 한국타이어 4.2%, 삼성전자 2.6% 등 대부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솔로몬증권은 이번 파업에도 해당 기업들이 준비를 해두고 있어 실적 손실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의 완성차 운송 화물차는 200여대이며 화물연대 소속은 70여대로 분류됐다. 하지만 현재 35대의 차량을 추가 확보한데다, 열차수송도 고려하고 있어 파업에 대한 대처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물류관련 상장업체들도 대형업체들이 많아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한진은 육상운송 차량 중 화물연대 소속비중이 1.3%에 불과하며 글로비스도 신속히 대체차량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출가전업체들도 2003년 파업시 손실을 경험해 대응력을 강화한 것으로 내다보는 입장이다.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과도한 물리력이 맞부딪친다면 흐름을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게 솔로몬증권의 해석이다.

증시도 이런 점을 감안해 선취매적 접근으로 대응하는 기미가 뚜렷하다.

오히려 국제유가의 변동과 미국 달러의 강세 반전 등 국내 요인보다는 외부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장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근원이 고유가로 파생됐기 때문에 정부도 가급적 빠른 시일내 노조와 사측의 입장을 중재해 마무리하려 들 것"이라며 "정치파업으로 번지는 경우도 국민들에게 확실한 명분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강한 임팩트를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증시에서도 파업 이후를 내다보고 국제유가 등 외부요인을 고려한 매매가 활기를 띠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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