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편한 주말, 척추는 혹사당한다.

고도일 신경외과원장 2008.06.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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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당신의 주말이 요통을 부른다” - 척추건강 위협하는 주말요통

주말에 푹 쉬었는 데도 월요일만 되면 오히려 몸이 찌뿌듯하고 목, 어깨,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주말을 푹 쉰 경우에는 과도한 수면이 허리통증의 이유가 된다.
 
반면에 주말을 여행과 레저 활동으로 보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여행은 장거리 운전을 감수해야 하며, 운동량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주말 레저활동을 하면서 갑자기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허리에 통증이 오기 쉽다. 이처럼 푹 쉬어도 허리가 아플 수 있고, 여가활동으로 주말을 즐겨도 허리에 무리가 오기 쉽다. 이름하여 '주말요통'이다.

휴식에 최선을 다하는 방콕파
 
▶잠 많이 자면 허리 경직돼 오히려 아파
 
유익한 주말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최대의 적은 잠이다. 주중 스트레스와 격무로 시달린 직장인들은 대개 주말을 이용해 쌓인 피로를 풀고 싶어한다. 그러나 과도한 수면은 척추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척추는 균형적인 이완과 수축 작용이 필요하다. 적당한 휴식은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지만, 도를 넘는 지나친 휴식이 지속되면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되어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성인의 경우 밤 11시에 잠들어서 다음날 오전 7시쯤 일어나는 것이 적당하다. 낮잠은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잠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누워 있는 자세는 척추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편안한 자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누워 자게 되면 자세는 변하기 마련이고, 누운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잠잘 때 척추에 가장 좋은 자세는 똑바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는 것. 다리를 폈을 경우에는 무릎 밑에 베개를 하나 더 받쳐 척추 곡선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좋은 자세는 옆으로 누워 무릎과 엉덩이를 구부리는 것이다. 이때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받쳐 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무릎과 무릎 사이에 베개를 하나 더 끼워 골반 높이와 맞춰주는 것이 좋다. 척추에 가장 해가 되는 자세는 엎드리는 것이다. 엎드리면 목이 돌아가거나 꺾이게 되므로 목은 물론 허리에도 심한 무리가 간다.
 
▶TV시청 시 편한 자세, 척추에는 불편한 자세
 
주말이면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TV를 볼 때 가장 편한 자세는 소파에 기대앉은 자세다. 허리를 등받이에 붙이지 않고 엉덩이를 쭉 뺀 채 반쯤 누운 상태로 앉으면 TV를 보기에는 편할지 몰라도 척추에는 상당한 무리를 주게 된다. 소파에 기대앉으면 소파가 몸을 받쳐줄 수 없어 금방 피곤해진다. 또 몸이 소파에 푹 파묻혀 등이 굽어진다. 목도 앞으로 쏠려 목의 통증까지 유발될 수 있다. 소파에 옆으로 누워서 팔걸이를 베고 보는 자세도 좋지 않다. 이 자세로 TV를 시청하면 목과 허리에 큰 무리가 간다. 푹신한 소파는 몸의 무게를 균등하게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게임 시에는 장시간 모니터에만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목과 어깨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숙여지고, 엉덩이는 뒤로 밀려 구부정한 자세로 변한다. 이 자세가 반복되면 척추 뼈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척추측만증은 뒤에서 봤을 때 일자여야 할 척추 뼈가 C자나 S자로 휘어지는 것을 말한다.
 
▶운동부족이 불러온 비만은 허리 통증 최대의 적
 
주말을 집안에서 뒹굴뒹굴 거리거나 TV를 끼고 살다보면 군것질에 손이 많이 가게 된다. 하지만 과자, 아이스크림, 떡볶이, 피자, 맥주처럼 주말이면 생각나는 간식은 하나같이 칼로리가 높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허리가 받는 하중은 5kg 정도 늘어난다. 비만으로 인한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군것질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 맥주 대신 녹차, 감잎차, 둥굴레차 등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주말에도 아침식사 및 적당한 양으로 세 끼를 잘 챙겨 먹고, 몸을 많이 움직이도록 한다.



여행과 레포츠로 주말을 보내는 활동파
 
▶장시간 운전 허리 통증 불러와
 
주 5일제 도입에 따라 주말 동안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행의 최대 복병은 운전.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는 길이 막혀 장시간 차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허리 건강이 위협 받을 수 있다. 운전 시에는 허리에 두 배 가량의 하중을 받는다. 더욱이 오랜 시간 운전을 할 경우 한 자세가 계속해서 유지된다. 어깨, 허리, 다리 등의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게 되고, 이로 인해 뒷목과 등이 뻐근해지면서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일어난다. 심한 경우 주말이 끝난 뒤에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로 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켜 허리에 안정감을 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허리 뒤에 쿠션이나 보조 등받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단, 지나치게 푹신한 방석을 깔면 허리를 펴기 힘들어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오래 운전하면 허리와 어깨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 따라서 4시간 이상의 계속적인 주행은 삼가고 동행자와 교대로 운전하는 게 좋다. 운전 도중에는 1~2시간마다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한다.



▶주말만 하는 운동, 척추에는 무리될 수도
 
주말이 되면 한강 주변만 보아도 가족 단위나 동호회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운동 때문에 척추에 무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주중에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아 척추와 관절이 굳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주말 레저활동을 통해 갑자기 척추와 관절을 과격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이라고 갑작스레 운동을 하면 손목이나 발목을 삐끗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특히 척추 관련 질환 경험이 있는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주말에 과도한 레저 활동으로 근육통이나 요통이 발생한 경우, 다음날 기지개나 세수 같은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급성 요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 활동 중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은 골프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 만약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게다가 중년이라면 관절의 탄력이 떨어지고 디스크와 근력이 약해져 부상을 당하기 더 쉽다.
 
실제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골프를 즐기는 중년 남성 환자들의 내원이 잦은 편이다. 허리를 굽히고 무거운 공을 들어야 하며, 공을 굴릴 때 허리의 한 쪽으로만 힘이 전달되는 볼링도 마찬가지다. 인라인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도 주의해야 한다.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지만 속도감이 있는 만큼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다가 척추 맨 끝 3~5개의 뼈가 한꺼번에 붙어 있는 꼬리뼈를 다칠 수도 있다.
 
레저 활동으로 인한 통증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 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굳어진 몸을 풀어주고,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평소에도 꾸준히 해야 한다. 효과를 보려면 주 3회, 각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좋다.

◆ 고도일 고도일신경외과 원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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