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환시장 개입으로 돌아서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10 08:53
글자크기

인플레 급등 계기 달러 가치 지지 의사… 연준 금리인상 공조

미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적극적인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짐에 따라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이 약속이나 한듯 입을 모아 시장개입과 긴축정책 등 달러 강세를 지지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들에 대해 발언하고 나선 것.

◇ 부시 행정부, 외환 정책 변화 나설듯



美, 외환시장 개입으로 돌아서나


이에 따라 외환 시장에 대해 그동안 무관심과 방조로 일관하던 부시 행정부의 환율 정책에 일대 변화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 가치 변동은 전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달러 환율 변동은 인플레이션은 물론 수출 등 전세계 경제 전반에 민감한 변화를 야기한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가 알려지자 9일(현지시간) 달러 가치는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83%(0.0131달러) 떨어진 1.5647달러로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2%(1.39엔) 오른 106.31엔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는 10일 거래에서도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2001년 집권 이후 지금껏 한번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달러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달러를 매수했던 것은 1995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2000년 9월 클린턴 행정부 집권 당시 유로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이 한번 있었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달러에 대해 "강달러 정책에 변함없다"고 밝히면서도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수출 증가를 통한 경상적자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달러 약세를 지금껏 용인해왔다.

하지만 고유가와 식품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인계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자 결국 시장 개입에 나서라는 압력에 직면한 상황이다. 여기다 주택 가격 하락세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구매력 하락은 우려할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폴슨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배제 않는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 상승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외환 시장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고려중이다"면서 "어떠한 정부나 중앙은행도 자국 통화 가치의 변화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8일간 유럽 순방에 앞서 기자들에게 "강달러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며 "강달러는 미국에게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가시화되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주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협력해서 환율을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밝힌데 이어 2인자로 꼽히는 티모시 가이트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 역시 금리인상과 금융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 연준 금리인상 목소리 커져

가이트너 뉴욕 연은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물가상승이 이뤄져 왔다"며 국제 경제 전반에 걸쳐 긴축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이 (긴축)정책을 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언제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 외환 투자전략가인 소피아 드로소스는 "인플레이션이 큰 정치적 문제로 떠오름에 따라 환율 문제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웨스트팩 뱅킹 코프의 외환 투자전략가인 리처드 프라누로비치는 "연준과 재무부가 달러에 대해 공조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일본에서 13~14일 열리는 선진8개국(G8)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고유가와 달러약세에 대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