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코드인사 논란속 '희생양' 우려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8.06.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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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설익은 정책·마녀사냥식 여론에 일부 인사 순수성 훼손

청와대와 국토부의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에 소위 '고소영·S라인'이 등용될 것이란 논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일부 인사의 경우 MB와 코드를 맞춰왔거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반면 MB정부의 설익은 인사 정책과 '마녀사냥'식 여론에 애꿎은 희생양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또다른 일부 후보자의 경우 '낙하산 인사'와는 개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다.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


대표적인 인물이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60)과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67) 등이다. 대한주택공사 사장 후보인 최 전 차관의 경우 1977년 공직사회에 입문, 2004년 차관직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줄곧 건교부에서 일해왔다.

이후 그는 민간건설연구기관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직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때문에 그를 굳이 MB 코드에 맞추려면 인수위 활동기간을 들 수 있다.



하지만 2개월여의 짧은 인수위 활동이나 '주택통'으로 불려온 정통 관료 출신이란 점을 감안하면 최 전 차관에 대한 코드 인사 지적은 억측이란 시각도 많다.

본인 심경도 그렇다. 그는 "(MB를)볼 기회가 있어야 코드를 맞추지 않겠냐. 평생 출·퇴근한 직장과 (업무가)맞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심정뿐인데..."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밀어넣은(?) 여론에 대해 서운함이 아니라, 진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말로 마음의 표현을 전했다.


최 전 차관은 "의·식·주와 의료, 교육 등 국민에 필요한 5가지 필수요건 중에 가장 큰 문제가 '주'(住)"라며 "국민복지 향상과 주거안정은 정치적인 논리와 상관없이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내정될 것이라며 역시 코드 인사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 4일 끝난 공모에서 응모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이 전 사장도 "편안하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그는 "원하면 몰라도 굳이 나설 필요가 있겠냐"며 "지금은 학교(경복대 학장)에서 학생들과 지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란이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이들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특히 이 전 사장의 경우 국내에선 유일무이한 최고경영자(CEO) 출신 '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그는 국민적 반대가 심한 '한반도 대운하'가 아니더라도 유엔(UN)으로부터 물부족 국가로 지목된 우리나라의 물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인물로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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