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 증시로 몰린다..모멘텀이 중요
- 연말 2만 전망도
여러 해에 걸쳐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던 일본 증시에 대한 긍정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1만4000대인 닛케이지수가 연말 2만선에 도달할 것이란 희망론까지 제기됐다.
디플레 탈출 기대, 주식으로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 엔 약세, 수출 기업 실적 개선 등 제반 여건은 이미 갖춰졌다. 반등을 이끌 결정적인 모멘텀이 언제 등장하는가가 관건이다. 닛케이지수가 심리적인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월4일의 연중 고점(1만4691)을 돌파할 경우, 반등 가속도도 기대할 수 있다.
만성 디플레 국가인 일본에게는 전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오히려 반갑다. 디플레 탈출은 기업들의 명목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의 힘이 될 수 있다.
서브프라임 피해가 진정되고 미국 금리가 인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도 반갑다. 장기적인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은 엔 약세와 수출기업의 실적 상승으로 직결된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하 중단 시기와 일본 증시의 바닥 탈출 시기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3월 닛케이지수가 1만2000엔대로 주저않을 당시 95엔까지 폭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현재 105엔대로 크게 반등했다. 엔/달러와 닛케이지수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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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도 일본에겐 힘이 된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구조적 특성상 일본 경제는 고유가의 상대적 안전지대로 분류된다. 특히 일본 자동차업계는 유가 상승을 이용,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연 3.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2.6%를 넘었으며 전문가 예상치 2.5%를 크게 이탈했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1분기 경제성장률을 전 분기보다 둔화된 2.5%로 예상했었다.
◇증시 떠났던 돈이 돌아온다
견조한 기업 실적과 잇달은 반등 신호에 일본 국내 투자자들의 증시 신뢰가 되살아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 내 실적 악화라는 유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던 수출기업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채권를 팔아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데 따라 미국 증시로 빠졌던 자금도 국내 증시로 유턴하고 있다.
주식-채권 자금 이동을 조사하는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현재 일본 증시 유입 자금은 3주 연속 순증했다. 3주 연속 순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연말 2만 간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3월 중순 1만2000선을 이탈하며 연중 저점 1만1691까지 곤두박질쳤다. 4일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6%(226.40엔) 오른 1만4435.57로 거래를 마쳤다. 3월에 비해 2000이상 뛰었다. 반등 분위기는 확실하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1만5000선 돌파는 너끈해 보인다.
급격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연내 1만6000선 등정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주 도탄리서치의 전 사장인 기타 쇼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기타보고서에서 닛케이지수가 연말 1만8000~2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친 낙관은 금물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현 경제 추세에 극적인 변화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 나온 전망일 뿐이다.
한 전문가는 "일본에게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유가가 지금처럼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미국 경기가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도 최소한의 성장속도를 유지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기업들이 고유가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제품가격에 반영, 가격 상승을 이끌고 이를 통해 임금 부담을 해소하는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