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철 COO, SK컴즈 '구원투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6.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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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기업다운 회사 만들겠다"..그룹내 위상변화도 '주목'

주형철 COO, SK컴즈 '구원투수'?


SK홀딩스 주형철 상무(사진)가 지난 2일자로 SK커뮤니케이션즈 최고책임운영자(COO)로 정식 취임했다.

주 상무는 당분간 SK컴즈의 COO직을 맡으면서 회사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주형철 COO는 SK그룹내 핵심실세로 통하는 인물로, 현재 SK컴즈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 상무는 COO로 머물지 않고 이사회를 거쳐 조만간 대표이사를 맡는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주형철 COO는 SK텔레콤 U-biz 개발실장, SK C&C 기획본부장, SK홀딩스 상무 등 그룹내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특히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사업추진팀장, U-biz 개발실장 등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핵심 전략사업들을 진두지휘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SK컴즈行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핵심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그룹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 과제는 조직문화 통합작업?

주형철 상무가 경영총괄 COO를 맡으면서 가장 먼저 조직 쇄신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형철 COO는 첫 출근 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취임 일성으로 "가장 인터넷 기업다운 회사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식 경영 마인드를 과감히 버리고 목표 실행 평가 성과보상 등 전반에 걸친 새로운 경영 인프라와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는 것.

이는 SK컴즈가 최근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는 이유가 '자생력'보단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부풀려오는 과정에서 빚어진 '이합집산'식 조직 문화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SK컴즈는 지난 2004년부터 싸이월드(커뮤니티), 이투스(온라인교육), 이글루스(블로그), 엠파스(검색포털)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대기업과 벤처기업, 또 흡수합병한 각각의 서비스별로 이질적인 조직 문화가 혼재돼왔다. 물리적 결합은 있었지만, 화학적 결합이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SK컴즈가 기존에 흡수합병한 서비스들과의 적극적인 연계나 통합보다는 무리하게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했던 것도 조직 시너지를 제대로 낼 수 없었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네이트, 싸이월드, 엠파스 등 개별 서비스 단위로는 모두 포털 순위 5위권에 포함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데 반해 기업 자체의 경쟁력은 턱없이 열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SK컴즈는 지난 1분기에 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적자전환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무엇보다 주 COO는 이같은 난맥을 해결할 선결과제로 통합된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조직 인프라 구축을 내세운 셈이다.

이 과정에서 수면밑에서 이뤄졌던 플랫폼 및 브랜드 통합 논의도 전면 부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SK컴즈는 싸이월드와 엠파스, 네이트, 이투스, 이글루스 등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이 혼재돼 있는데, 분산된 조직 역량을 끌어모으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플랫폼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상황이다.

◇SK컴즈 그룹내 위상변화 기대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그룹내 SK컴즈의 위상변화다. 그룹의 실세인 주형철 COO의 SK컴즈行은 모기업인 SK텔레콤에 맡기는 대신 그룹 차원에서 SK컴즈를 핵심 계열사로 직접 관할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컴즈를 정점으로 그룹내 다양한 플랫폼과 인프라를 활용한 신규 사업들이 적극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킹(SNS), 온라인 음악 등 유무선 연계 서비스의 주도권을 SK컴즈가 쥐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하나로텔레콤의 IPTV 사업과 연계된 콘텐츠 사업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돌고 있다. 싸이월드, 이투스(교육), 네이트온(메신저), 동영상 등 자체 콘텐츠는 물론 외부 콘텐츠 소싱까지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이번 SK컴즈의 주형철 COO 합류를 SK컴즈를 정점으로 해외사업을 포함한 SK그룹내 인터넷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재편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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