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 만기 쏠림' 주의보

더벨 박홍경 기자 2008.06.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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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Report]내년 1분기 1.1조원, 2010년 1분기 1.7조원 집중.."적시 차환 어려울 수도"

지난해부터 여신전문업체 대부분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대폭 늘리고 있는 가운데, 채권 만기가 일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만기도래 시점에 시장상황이 악화될 경우 차환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한신정평가가 발표한 스페셜리포트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조달구조변화에 따른 영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000억원 수준인 여전채 만기도래 규모는 내년 1분기 1조1100억원에 이르고, 2010년 1분기에는 11개사 채권 1조6800억원으로 정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전사들의 자산규모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외부차입 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로, 여전사들의 자산확대가 최근처럼 급속히 이루어질 경우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단기 금리 및 이자비용 현황(단위: %ㆍ억 원, 자료: 한신정평가)↑장단기 금리 및 이자비용 현황(단위: %ㆍ억 원, 자료: 한신정평가)


여전채 만기도래의 집중은 향후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신용평가사의 지적이다. 이강욱 한신정 책임연구원은 "정상적인 시장상황에서는 차입금에 대한 차환 부담이 크지 않으나 시장 혼란시에는 기존 채무의 차환이 적시에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에 높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같은 상황에 2010년 상반기중 발생한다면 상당기간 다수 여전사의 차환수요가 충족되지 못하리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신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만기도래 회사채의 차환이 불가피한 상황을 가정한다면 특정시점에 집중된 만기분포는 유동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여전사들이 본격적으로 장기자금 위주의 조달에 나서면서 이자비용 부담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1개업체의 이자비용은 2006년 1분기 2151억원에서 2007년 1분기에는 2803억원으로, 2007년 4분기에는 3796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A'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5.5%에서 4분기에는 7.0%로 뛰었다.

여전사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달-운용 수익 스프레드의 경우 장기차입을 확대한 대부분 여전사에서 축소되는 추세를 보여 기본적인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신정평가가 분석한 11개사의 금융수익-조달금리 스프레드는 평균 6.5%로 외환캐피탈과 기은캐피탈이 각각 2.9%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신한캐피탈(3.6%), 산은캐피탈(4.9%), 두산캐피탈(3.7%) 등도 평균에 못미쳤다.

현대캐피탈은 11.2%로 가장 높은 스프레드를 나타냈고 대우캐피탈(10.5%), 우리파이낸셜(9.8%)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강욱 연구원은 "여전사들이 시장경쟁 심화로 조달금리 상승분을 운용금리에 적극 반영하지 못한 가운데 외부차입을 통한 외형확대에 치중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조달 확대로 시장금리 변화가 여전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되고 있기때문에 금리리스크 관리에 입각한 조달-운용 의사결정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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