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업체 "촛불시위로 재미 봤다고요?"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8.06.0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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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올라 재료비 급등으로 인건비만 건져… 5만개 팔아 200만원 이익

양초업체 "촛불시위로 재미 봤다고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자, 주요 '시위용품'중의 하나인 양초 제조업체의 수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양초업체 주식을 미리 사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돌아다니고 있지만, 실제 양초업체들의 사정은 예상과는 많이 다른 편이다.



경기도 파주에서 양초공장을 운영중인 A모 사장은 "주변에서 촛불시위가 계속돼 돈을 많이 벌지 않았느냐라는 얘기를 듣는 게 사실이지만, 당치 않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석유에서 뽑아낸 파라핀이 양초의 주원료인데, 지난해 1톤당 80만원하던 파라핀이 유가상승으로 최근 210만원까지 치솟아 재료값과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A사장은 "최근 쇠고기반대 촛불문화제에 개당 110원하는 양초를 4번 정도 총 4~5만개를 국민대책위에 납품했는데 총 이익은 100만~2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초업체의 B사장은 "반짝 특수일지도 모르지만, 국내 양초산업 자체가 모두 가내 수공업 수준이라 급격한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촛불시위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유가대책이나 제대로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에는 중소기업 수준의 양초제조업체들이 40~50개 정도 영업중이며 주로 종교용이나 장례식장용 양초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1700여개 시민단체와 인터넷카페 등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초는 국민들이 대책위 계좌로 입금시켜주거나 집회에서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성금으로 구입하고 있다"며 "31일 촛불문화제에서 준비한 7만개의 양초도 집회 초반에 모두 동이 났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중국 순방에서 귀국한 이명박대통령은 귀국 직후 민정수석실 관계자에게 쇠고기수입 반대 시위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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