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연이은 해킹, 고객정보 970만여건 유출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5.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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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전문 해커를 고용, 금융기관 등에서 수백 만건의 개인정보를 빼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등의 전산망에서 빼낸 개인정보를 대출광고에 사용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김모(34)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일당 이모(30)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모 대부중개업체를 차린 뒤 미국인 해커 A(24·구속)씨를 고용, 1년 동안 시중은행과 공공기관 등 274개 기관의 전산시스템을 해킹해 970만여 건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다.



김씨 등은 또 해킹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무차별 대출 광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A저축은행 등 7개 금융기관 전산망을 해킹해 고객 30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산하 쇼핑몰(고객정보 180만여 건 유출)과 유명 외식업체(고객정보 280만여 건 유출) 등 무차별적으로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 구인광고사이트를 통해 A씨를 고용했으며 A씨는 인증절차없이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금융권은 시스템 보안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A씨는 김씨로부터 개인정보 1만 건당 50만원씩 받기로 했으나 김씨가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한 은행 대출정보 관리시스템을 해킹, 전산망을 마비시킨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20만 달러를 요구하는 등 기관 2곳을 협박하다 지난 16일 경찰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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