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임신중 해도 되는일, 안되는 일

이현정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전임의 2008.05.2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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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병원과 함께하는 엄마.아빠 프로젝트<9>

임신 중 여행에 있어서 정상적인 임산부의 가벼운 여행은 허용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정상 임산부도 유산이나 조산의 우려가 있으며, 임신 말기에는 언제 분만 진통이 올 지 모른다. 여행 중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면 의료기관이 멀어서 대처하기가 곤란하므로 이 시기에 장거리 여행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따라서 되도록 여행은 임신 중기에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임산부도 있다. 유산의 경험이 있는 초기 임신시기의 여성이나, 임신중독증, 전치태반 등의 고위험 임신부는 여행을 삼가야 한다. 문제가 없는 임산부라도 여행 전에는 미리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에는,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고 가끔 움직여서 하체에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은 채 여행을 하면 정맥류나 정맥 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 장시간 차를 탈 때는 다리를 조금 조이는 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으며, 2시간에 10분쯤은 일어나서 걷거나 누워서 쉬도록 한다.

파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그 영향에 대해서 확실히 보고된 것은 없다. 또한 1~2회의 파마로 기형이 유발된다고 보고된 바도 없다. 하지만 장시간 파마 약에 노출되는 직업인 경우, 유산과 조산의 위험이 조금 높게 보고된 바는 있다.



파마가 언제가 안전한지 유해한지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임신 초 4개월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이 때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임신 중에는 사우나에서의 열탕 목욕, 욕조 목욕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임신 초기에 뜨거운 온도에 노출되어 임신부의 체온이 38.9℃ 이상으로 높게 올라가면 태아의 뇌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자연 유산이나 신경관 결손 등의 기형아 출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임신 초기 이후에도 뜨거운 열탕 목욕은 지나친 혈관 확장과 혈압 저하를 일으켜 태반 혈류에 이상을 가져오게 되어 갑자기 쓰러질 수도 있다. 태아가 체온이 올라감에 따라 심박수가 상승하여 저산소증에 빠질 수도 있으며,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 태아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온도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임신 중에는 날씨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호르몬 작용에 의해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등 일반인보다 더위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이럴 때 차가운 물로 시원하게 목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열탕 목욕과 마찬가지로 찬물 목욕 역시 임신부가 피해야 할 목욕 조건이다. 차가운 물에 오래 있으면 에너지가 소모되고 혈액이 수축되는 등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자궁이 수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정도가 좋다.


임신 중에는 혈관의 울혈로 질 부위가 붓고 질 분비물이 증가해 말끔히 씻어내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임신 기간 중의 질 세척은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다. 뒷물을 할 때에도 질 점막이 얇고 부드러워져 있어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공기가 자궁 경부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샤워기를 질 안에 주입하여 뒷물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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