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기승에 DDoS장비시장 '기지개'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5.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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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등 장비 도입 움직임...'봇물' 이룬 토종 외산과 맞대결

금융권을 중심으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에 대한 대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DDoS 방어장비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분야 사이버침해정보공유센터(ISAC)는 최근 각 시중은행에 공문을 보내 DDoS 방어장비 도입을 비롯한 대책을 연말까지 수립해줄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일부 시중은행이 DDoS 공격을 받은데 이어 올초 미래에셋이 해커들의 DDoS 공격으로 그룹 홈페이지가 한차례 마비되는 등 금융권을 겨냥한 DDoS 공격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게임사와 웹하드 업계의 트래픽공격 사고 이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포털, 게임사, 쇼핑몰 등도 대책 마련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코, 기가핀네트웍스, 라드웨어 등 외산업체들이 주름잡고 있는 DDoS 방어장비 시장에 토종 보안기업들은 물론 삼성, LG 등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토종와 외산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이지고 있다.

DDoS 방어장비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토종업체는 침입방지시스템(IPS) 전문업체인 나우콤. 이 회사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DDoS방어용 보안장비 '스나이퍼 DDX'를 내놨다.

나우콤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서비스(ISP)와 금융권 등에 제품공급을 제안한 상태고, 일부 시중은행들이 제품성능테스트(BMT)를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권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국내 보안업체인 지모컴도 프록시 칩을 내장한 DDoS 전용 보안장비 'DS 3307'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지모컴의 DDoS 전용 보안장비는 내부로 들어오는 모든 패킷을 검수하는 프록서 서버의 장점을 살린 반면, 이를 칩형태를 구현해 속도 저하현상을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장비 대당 가격이 1000만원 정도로 저렴한 것도 강점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격문제로 장비 구입을 망설여왔던 중소형 인터넷업체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DDoS 장비시장이 황금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대기업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LG CNS는 5월말 DDoS 전용 보안장비인 'XDDOS 2000/4000'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 CNS는 지난해부터 별도의 타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자체 개발에 나섰고, 현재 막바지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네트웍스도 삼성계열의 시큐아이닷컴과 공동으로 개발한 DDoS 전용 보안장비 '엑쉴드 DDoS'를 이르면 7월쯤 출시한다. 현재 개발 중인 이 제품은 각각 3Gbps와 10Gbps 등 2가지 형태고, 주로 금융권과 통신사 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DDoS 보안장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스코, 라드웨어 등이 국내 시장에 일찌감치 전용장비를 내놓고 있었지만, 시장 수요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금융권과 인터넷기업들을 중심으로 장비도입이 활발해지면서 전용장비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어설명】DDoS공격=불특정 다수의 PC에 숨어있는 봇(Bot)들을 이용해 특정 사이트에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시켜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일종의 트래픽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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