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에게 바치는 창조의 바이블

백경숙 리브로MD 2008.06.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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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젊음의 탄생

젊음에게 바치는 창조의 바이블


가만히 생각해 보자. 우리 동요 '떴다 떴다 비행기'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한국인들의 진솔한 꿈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연은 일본의 연과는 다르게 가운데 구멍이 있어 단순히 뜨는 것이 아니라 '날' 수 있다. 양력을 이용해 자유롭게 움직이며 어릴때 연싸움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원리 덕분이었다.

확실히 '뜨는 것'과 '나는 것'은 다르다. '뜨는 것'의 힘은 밖에서부터 오고 '나는 것'은 자신의 힘과 그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점점 치열해지는 세상에서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자율성의 새로운 경쟁에서 '뜨는 것'이 아니라 날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젊음의 탄생>은 이렇게 이땅의 우리들에게 이어령이 권하는 창조적 사고 진화 프로젝트다.



저자는 "세계 어느 나라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하나 손색이 없다. 그런데도 그 총명함과 지혜를 불필요한 소모전에 써버리고 정작 창조적인 생산 활동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라고 그 심경을 토로했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90년대 이후 탈이념의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서 고민했던 '창조지성'을 향한 저자 이어령의 힘찬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의 특별한 도형 속에서 '창조지성'의 아홉가지 키워드를 실타래 뽑듯 뽑아 그 하나하나를 새로운 도형이 갖는 의미의 컨텍스트와 연계시키고 있다. 모두 아홉개의 도형 속에 내재적으로 담긴 창조지성의 키워드는 그것에 맞춤한 흥미로운 일화들과 섞이면서 전체적으로 유기적 의미체계를 만든다. 이 의미체계는 따로 분산되거나 독립되어 있지 않고 서로 기대고 섞이고 혼융되는 과정에서 놀라운 창조지성의 자기증식과 자가수분을 유도하게 한다.



오늘의 페니실린을 있게 만든 플레밍 박사의 생애와 얽힌 기막힌 운명의 이야기에서도 창조지성의 도형을 발견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에어 록필드지방에 사는 플레밍이라는 가난한 농부는 어느날 늪에 빠진 소년을 구해주게 된다. 그 후 귀족이 와서 자신의 아들을 구해준 데 대한 사례로 농부의 아들을 당대 최고였던 런던대학교 세인트 메리병원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받게 해주었다.

그후 농부의 아들은 커서 페니실린을 발견해 귀족 작위까지 얻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알렉산더 플래밍 박사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귀족의 아들은 장성하여 폐렴에 걸린다. 만약 그 시대에 페니실린이 없었더라면 그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농부의 아들이 살린 귀족의 아들은 바로 영국을 2차 세계대전에서 구해낸 영국의 위대한 수상 윈스턴 처칠이었다.

플래밍이 1차 세계대전 때 군의관으로 참전해 무수한 병사들이 세균 감염으로 죽어가는 안타까운 체험을 하지 못했다면, 그들을 살리려고 살균 물질을 발명해 내려는 굳은 결심을 하지 않았더라면, 의사로서 환자들을 구하려는 한결같은 소망을 품지 않았다면, 감염증 연구라는 뚜렷한 목표지점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실패나 우연을 통한 창조성을 뜻하는 세렌디피티의 행운이 작용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또한 먹이를 찾아 헤매는 개미의 어지러운 곡선과 먹이를 찾은 뒤 곧장 집으로 향하는 개미의 직선을 통해 진리를 찾아 방황하는 이 시대의 젊음에게 끝없는 도전과 흔들리지 않는 믿음, 지치지 않는 탐색열정을 가질 것을 설득한다. 이 외에도 카니자 삼각형, 물음느낌표, 오리-토끼, 매시 업 등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은 창조적 사고의 원리를 일상에서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단 삶 속에 뛰어들게 하는 '행동의 창조성'을 보여주는 자기 계발서 <젊음의 탄생>은 꿈꾸는 20대의 젊은이들을 비롯해, 정신의 젊은 창조력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꼭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바이블 같은 책이다.



이어령 지음/ 생각의 나무/1만1300원
젊음에게 바치는 창조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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