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산망도 취약, '해킹' 잇따라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5.15 18:40
글자크기

하나·외환·모아저축銀 해킹… 경찰 미국인 용의자 검거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옥션(Auction)' 해킹 사건으로 전산망 보안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상대적으로 보안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 전산망을 상대로 한 해킹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5일 은행 전산망을 해킹한 뒤 거액을 요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인 A(2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말 제2금융권인 모아저축은행 대출정보 관리시스템을 해킹, 고객정보파일을 암호화시켜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든 뒤 은행 측에 이를 풀어 주는 대가로 20만 달러를 요구한 혐의다.

앞서 서울경찰청도 지난 12일 시중은행 전산망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빼내려 한 이모(49)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지인에게 소개받은 전문 해커 김모(25)·이모(36)씨와 함께 지난 11일 자정께 무선 랜카드와 지향성 안테나(AP)를 장착한 노트북 컴퓨터로 서울 중구 하나은행 허브센터와 외환은행 본점 인터넷 무선 공유기에서 흘러나오는 데이터를 채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뱅킹 고객민원센터 무선 공유기를 통해 오가는 데이터를 가로채 중국으로 건너가 암호를 해독한 뒤 고객들의 계좌정보를 알아내 예금을 가로채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 루트 권한을 획득하고 무선 공유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가로채는 수법의 해킹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산망 관리에 보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