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급전 'OK'...대출 갚아주는 '환승론'도

배현정 기자 2008.05.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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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저축은행, 특화상품으로 틈새 공략

"저축은행과 거래하면 신용점수가 내려간다?"

저축은행에 대한 근거없는 괴담(?)이다. 저축은행과 거래가 활발하면서 연체 기록이 없다면 신용점수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금융기관'으로 비춰진 때문이었을까. 지점이 적어 방문이 쉽지않고 잊을만 하면 터지는 부실화 우려 등으로 금융권의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저축은행은 잘만 이용하면 재테크 지수를 높여준다.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지만 역으로 보면 예금금리가 높다. 시중은행엔 없는 소액ㆍ틈새 대출 상품도 다채롭고 편리하다. 최근에는 '주말 대출'을 시작한데다 대부업체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옮겨오게하는 '환승론'도 선보이는 등 서비스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대부업 고객도 '환승론' 타고 저축은행으로



결혼이 임박한 중소기업 직장인 김모(29) 씨는 신혼집을 구하기 위한 전세자금 대출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처음에는 주거래은행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고자 했지만 대학생 시절 학자금을 위해 받은 대부업체 거래내역으로 인해 전세자금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김씨와 같은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했던 사람들에게 제도권 금융으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금융상품이 나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지난달 선보인 '알프스 환승론'이다. 사금융 및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힘든 고객과 기존 현대스위스의 알프스론 조차도 받지 못한 고객까지 새롭게 환승론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기존에도 한국이지론과 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이지론이라는 환승 상품이 있었지만 자체적인 상품이 아니라 승인 조건 등 이용에 불편이 따랐다. 반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알프스 환승론은 독립적인 상품으로 대출조회에서 신청까지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대출금액에 따라 기간을 12개월에서 36개월안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대출금리는 24.9%∼38.9%, 연체금리는 대출금리 +12%포인트로 최고 44.9% 이내로 한정했으며 중도 상환수수료는 없다.



흥미로운 것은 대출금액을 고객에게 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대부업체로 직접 송금한다는 점. 이를 통해 대부업체의 대출금을 갚고 제도권 금융으로 고객을 들어오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대부업체를 이용했던 고객은 고금리에 시달리면서도 신용하락 등으로 제도권금융으로 옮겨올 수 없어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서민들에게 저리의 대출로 대부업체 이용금액을 대환해주면서 대출금 상환 원리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주말에 급히 돈이 필요한 고객을 위한 반가운 소식도 있다. 저축은행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HK저축은행은 지난 3월 토요일 대출을 시행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일요일 대출 서비스도 시작했다. 365일 상시 영업체계를 가동한 것.

그간 주말에 인터넷으로 대출 신청을 받는 사례는 흔했지만 일요일에 실제 대출심사와 송금을 진행하는 것은 금융권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시도다. 일요일 대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평일과 똑같이 대출 신청부터 송금까지의 모든 서비스가 이뤄진다.

HK저축은행은 주말에도 급히 대출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HK저축은행의 토요일 대출상품 첫달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800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하루 3억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지는 등 호응이 높았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최근 토요일 대출(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을 시작했다. 신용평가사의 개인신용평가 시스템과 연계해 평일과 같이 안정적인 대출이 이뤄지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이색 담보와 특정 계층을 겨냥한 틈새 대출도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는 '고기담보대출'.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회 전반의 이목을 끌면서 육류담보대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인천의 모아저축은행과 서울의 대영저축은행이 수입육류업자를 대상으로 육류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교회 성전이나 교육관 부지 매입, 신ㆍ개축이 필요한 곳에 소요자금 일체를 빌려주는 '교회대출'을 내놓고 있다.



늘푸른저축은행은 외국환을 담보로 1년 정기예금 금리 + 3.5%포인트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을 선보였고 한국저축은행은 일체 담보물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제비꽃적격업체대출`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저축은행을 통한 대출은 소액이나 특정 목적으로 급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만큼 상환 능력을 면밀히 따져보고 이용해야 한다.

◆저금리시대 연 7% 적금도 눈길 모아



종자돈 만들기와 목돈 굴리기에 고심하는 투자자들도 저축은행의 상품 소식에 귀를 쫑긋할 만하다.

시중은행의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은 연 이자가 0.1%안팎으로 미미한 경우가 많다.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 연 이자가 5%가 넘는 보통예금 상품도 있다.

동부저축은행의 '하이-하이 플러스 보통예금'은 기본 금리가 연 5%다. 게다가 제휴카드(삼성카드)를 사용하거나 방카슈랑스에 가입하면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제공하고 평잔액 100만원 유지 및 제휴카드 사용 실적이 있으면 0.2%포인트 우대금리 추가 제공해 최고금리 5.3%를 준다.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도 시중은행에 비해 연 2%포인트 이상 높은 이점이 있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의 금리는 연 5%대. 이에 반해 토마토ㆍ부산ㆍ인천ㆍ영풍ㆍ삼화ㆍ민국 등 상당수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5월8일 기준 연 6.5~6.8%에 이르고 있다. 정기적금(1년)의 경우 인성ㆍ인천ㆍ한일ㆍ신안 등은 연 7%의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다해도 지점 방문 등이 불편해 이용 고객이 적은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체크카드와 인터넷뱅킹의 활성화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일'하면 우대 금리를 보너스로 받는 공익형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늘푸른저축은행의 '행복열매' 예금은 헌혈증을 기증하거나 장기기증 서약을 하면 최고 0.7%포인트까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0.1%의 후원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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