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변호인단 '드림팀' 아닌 '실무팀'

오동희 기자, 정영일 기자 2008.04.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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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전관예우 겨냥 '드림팀' 구성 예상 깨고 법리논쟁 대비 실무팀

삼성이 특검 수사 이후 진행될 재판을 위해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을 포함한 7인에 대한 5인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삼성 그룹은 특검 수사 중 이건희 회장 외 7명(현명관 제외)의 변호를 맡았던 이완수, 조준형, 한부환, 조권탁 변호사 외에 30일 조해섭 변호사를 변호인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과 같은 회사 김모 전무의 변호인으로는 법무법인 대륙의 여상조, 심재돈, 조남대 변호사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꾸렸다.



법조계에선 이번 변호인단에 거물급 판사 출신보다는 실무에 능한 판사 출신 변호인을 기용해 전관예우보다는 법리논쟁에 치중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회장 변호인단에 새로 합류한 조 변호사(56세)는 사시 23회로 강금실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전 법무장관)의 동기로 지난 1985년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 2007년에 변호사로 개업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06년 증권사 권유로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입었다면 투자를 권유한 증권사에 7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과, 같은 해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허위 사실을 보도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삼성화재의 변호인단에 포함된 여상조 변호사(56세)는 사시 22회로 1982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등법원 판사, 수원지장법원 여주지원장을 거쳐 2000년 변호사로 개입해 현 법무법인 대륙의 대표변호사로 있다. 법무법인 대륙은 국내로펌 중 중국진출 1호로 기업사건, 금융사건, 공정거래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같은 법무법인의 심재돈 변호사(57세)는 사시 16회로 1977년 군 법무관을 시작으로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1997년 개업했다. 심 변호사는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조사위원을 지냈다.


조남대 변호사(45세)는 사시 30회로 1991년 군법무관에 이어 청주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 지원 판사와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2002년 법무법인 대륙에 합류했다.

법조계에선 "삼성이 '전관예우를 고려한 진용을 짰다'느니, '변호인단이 드림팀이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여론을 감안한 변호인단을 구성하는데 노력을 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조준웅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건희 회장에 대해 특경가법상 배임과 특가법상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10명에 대해 기소한 바 있다. 법원은 특검의 기소에 따라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 23부(민병훈 부장판사)에 배정했고 1심(3개월), 2심(2개월), 3심(3개월) 등 총 7개월의 소송이 진행된다.

한편, 그동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과 관련해 에버랜드 전ㆍ현직 사장을 변호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해 11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김앤장이 법률 조언의 형태로 관여했다'며 주장하기도 했던 터라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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