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위험, 느슨한 통화정책이 키웠다"

더벨 이윤정 기자 2008.05.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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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심리 못잡으면 인플레 전방위 확산, 결국 성장도 위협할 것"

이 기사는 05월05일(14: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아시아 지역 물가가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에 비해 과도하게 오르고 있으며 이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느슨한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인플레 위험을 더욱 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물가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인플레 위험이 전방위로 확산돼 경제성장까지 해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아시아국가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및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식품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곡물가격 상승만으로 식품가격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식품을 수입하는 나라의 물가가 더 크게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수입식품의 비중이 낮은 나라에서 식품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쌀수출국인 베트남과 중국의 식품가격은 올들어 무려 30.6%와 23.3%에 달한다. 인도, 태국 등 다른 쌀수출국도 식품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목표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대표적인 식품수입국이지만 식품가격은 4.5% 오르는데 그쳤고, 이에 힘입어 소비자물가는 정부 목표(4.5~5.5%)를 크게 밑도는 2.7%에 머물고 있다.

결국 물가상승의 진정한 배경은 공급측면이 아니라 수요증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조언이다.


센터는 "과거 수십년간 곡물가격 상승은 공급증가로 이어져 조기에 가격이 안정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은 수요증가가 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시아 각국이 높은 성장세를 시현하면서 소득이 증가했고, 유동성이 증가했으며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한 환율방어 등을 위해 느슨한 통화정책을 시행함으로써 국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잠재력을 초과하는 수요 발생으로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쌀값 급등을 계기로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느슨한 통화정책 등으로 인한 수요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크므로 인플레이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값 급등에서 야기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지 못할 경우 전방위적인 물가상승이 초래될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우려했다.

센터는 "일부 국가에서 긴축정책으로 인한 통화절상 및 수출경쟁력 저하, 경기둔화 등을 우려해 긴축정책 실시에 주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이는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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