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석 수석-MB, 6년인연 결국 파국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4.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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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인수위 시절 박 수석과 첫 인연
- 박 수석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뒤에 이 대통령 뒷받침
- 이 대통령, 치명상 입기 전 팔 잘라낸다 판단한 듯

박미석 수석-MB, 6년인연 결국 파국


지난 2월말 논문표절 의혹을 정면돌파했던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2달만에 투기의혹에 휩싸여 사의를 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만큼은 여론 동향상 '박 수석 지키기'가 힘들다고 판단, 이르면 오늘 내에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논문표절 의혹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던 이 대통령과 박 수석의 첫 인연은 지난 2002년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인수위 시절로 올라간다.



박 수석은 이때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대통령이 박 수석의 능력을 높이 산 것도 이 때부터로 전해진다.

두번째 인연은 박 수석의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당시다. 박 수석의 내정을 두고 당시 사회복지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사회복지 분야에선 비전문가인 박 수석이 서울시 복지정책과 민간 사회복지시설을 연구·지원하는 중책을 감당하기엔 벅차다는 이유였다.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반대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박 수석의 인사를 강행했다. 박 수석의 첫 공직사회 진출 뒤에는 이 대통령이 있었던 셈이다.


지난 대선 이후 박 수석은 다시 대통령직인수위에 이름을 올리며 이 대통령과 조우했다.

박 수석은 정부 출범과 함께 또 다시 사회정책수석에 임명되며 이 대통령의 낙점을 받았지만 이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 출범 초기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한 이춘호·박은경·남주홍 장관 내정자들과 같은 길을 걸을뻔한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 때도 박 수석을 지켜냈다. 여론을 견뎌내던 중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박 수석의 논문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이번 재산공개 후 땅 투기와 서류조작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청와대의 초기 방침은 사퇴불가론으로 기울었다. 의혹이 '깜'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청와대 안팎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수석만 감싸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박 수석을 껴안고 갈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엔 이 대통령도 박 수석의 '구원자'가 되지 못했다. 이번 청와대 수석진의 투기 파동은 지난 내각 인사 때 파동보다 훨씬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됐다.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수족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알고 사태가 더 악화돼 치명상을 입기 전에 수족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파문이 이 대통령의 수족 하나로 마무리될지는 국민들의 시선과 판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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