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그린피 낮추면 해외골프 관광 줄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4.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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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 4만원대까지 인하 효과
-수도권 골프 인구 흡수가 관건
-2년 일몰법, '땜질 처방' 의문

정부가 28일 발표한 골프장 감세 정책에 따라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는 얼마나 싸질까. 해외 골프족 유입 효과는 어느 정도나 있을까.

정부의 이번 그린피 인하 정책은 수도권의 110개 골프장은 제외하고 167개 지방 골프장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부킹 전쟁'이 일상화된 수도권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기 때문에 그린피 인하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관련 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골프장 감세가 시행되면 그린피에서 개별소비세(2만1120원)와 체육진흥부가금(3000원) 등 2만4120원 부담이 사라진다.

여기에 종부세(1~4%→0.8%), 재산세(임야 0.2%→0.2~0.4%, 건축물 4%→2%), 취득세(10%→2%) 인하까지 더하면 골프장별로 그린피가 3만~4만원 가량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부 추계에 따르면 울산 보라컨트리클럽(CC)은 3만856원이 줄어들고, 부산 아시아드CC는 4만3276원이 싸지는 것으로 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 회원제 골프장은 주말가격을 15만원선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기다렸다는 듯 "정부의 세금 인하분 뿐만 아니라 경영개선을 통해서도 그린피를 5만원 이상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부는 캐디 이용과 카트 사용에 관련해서도 선택제가 도입될 경우 골프비용이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가격 인하 효과로 해외 골프 관광족의 발길을 국내로 'U턴'시키고 수도권 골프 인구까지 지방에서 흡수하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연간 10만명이 해외로 나가지 않을 경우 1억9000만달러의 서비스수지 개선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해외 골프관광을 떠나는 이들 대부분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는 점이 정부 정책의 한계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그린피가 3만~4만원 싸진다고 해서 자동차를 끌고 멀리 지방까지 가서 골프 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지방 골프장의 그린피가 인하된다 해도 여전히 중국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기 때문에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할 수는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2박3일짜리 중국 골프관광 상품의 경우 그린피만 떼놓고 봤을 때 3회 이용시 1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지방 골프장 세금 인하를 항구적이 아닌 2년 일몰 규정으로 한정했다는 점도 이번 정책이 '땜질식'으로 서둘러 마련됐다는 인상을 준다.

게다가 골프 자체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상 국회에서 골프장 세금감면이 원안대로 통과될지도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지방에서 효과가 발생하면 수도권 골프장까지 동시에 시행하겠다는 의미"라며 "내년 시행을 위해서는 9월 국회서는 통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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