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내수 위주의 제조업체 불황까지 겹치면서 명동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건설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자폭'에 가깝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건설업체 끊이지 않는 부도=해중건설은 지난 22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1차 부도 전 이미 13억원 규모의 어음 결제를 포기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해중건설은 도급순위 180위권의 중견 건설업체다. '예다인'이라는 브랜드로 주택건설사업에 진출해 오피스텔과 상가 건설에 주력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자금난을 겪어왔다.
또 다른 중견 건설업체 A사도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에선 A사 어음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강남에서 소규모 거래가 이뤄졌지만 금리가 월 2.5%에 수수료만 10%를 웃돌 정도로 사실상 자금줄이 막힌 상태라고 한다.
명동의 한 관계자는 "A사가 최근 리조트 건설 등 무리한 사업을 벌인 데다 건설업 침체까지 겹쳐 명동 사채업자들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전했다.
우량 건설업체들은 신용도가 줄줄이 하락하고, 리파이낸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현재로선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자폭'에 가깝다는 분위기"라면서 "명동 사채업자들 대부분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C사가 자회사를 통해 우회상장을 준비 중이며, 사업장 매각은 이를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밖에 중견건설업체 D사도 최근 코스피 상장업체에 피합병되는 방식의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그러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건설사 상장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