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시장은 안전한가

김영호 재정전략연구원장 2008.05.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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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칼럼]

"미국 주택 버블의 붕괴가 점점 세계적 현상으로 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아일랜드, 스페인 해안지역, 발트해 연안지역까지 번지고 있으며 심지어 인도 일부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인도와 중국 남부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을 멈추고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하던 홍콩에서도 아파트 판매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인도의 뉴델리와 일부 북부지역에선 지난 일년간 가격이 20% 넘게 하락했다."

이상은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의 지난 4월18일자 기사의 일부 내용이다. 이 신문의 기사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남부지역인 광동성지역과 상하이 등은 주택가격이 올해 들어 연초부터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고 일부 부동산회사는 도산하기까지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내외신 보도에 의하면 이 와중에 유독 부동산시장이 상승을 구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 정도에 불과하고 앞에서 인용한 바와 같이 부동산시장 냉각지역이 '누에 뽕잎 먹듯'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자들도 향후 우리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노원구 등 과거 약세지역이 초강세를 보이는 반면 지금까지 '불패신화'를 자랑해 왔던 강남지역과 이른 바 '버블 세븐'지역 부동산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강남지역의 약세는 영원한 불패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근래 초강세를 보이는 강북지역 주택 가격도 어느 시점부터인가는 현재 강남의 재판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국제 투자은행이 한국에 미국의 서브프라임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지만 그와 같은 파국은 아니더라도 상당 기간에 걸친 시장 냉각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앞으로 내집마련을 포함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는 금리의 향방과 40대 중심의 젊은 계층의 인구 변화 그리고 세계경기 변동 등 세 가지가 될 것이다.

금리는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됐건 스태그플레이션이 됐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및 곡물 수요 증가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승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등을 이용한 부동산 투자에 상극과 같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40대 중심의 인구 변화는 이미 2005년 이후에 증가세가 정체 상태에 이르렀으며 2015년 이후엔 감소 추세로 돌아선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세계경기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추세여서 올 하반기 이후 미국경제가 그간의 공격적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으로 회복된다 하더라도 금리의 재인상 조치와 미국경제의 내재적 구조들로 인해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세계경제와 증시 그리고 부동산시장 등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까운 경험으로 2007년 하반기 이후 서브프라임 부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향후 국내 가구 수 증가를 근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주의해야 함을 지적해 두고 싶다. 비근한 예로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겪었던 일본도 당시 가구 수가 증가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단 가구 수 증가율이 감소했는데 우리 역시 절대 가구 수는 증가해도 가구 수 증가율은 1990년대 일본처럼 감소할 전망이다.

무엇이 됐건 판단은 자신의 몫이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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